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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선 이야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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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는 방사선
암 진단, 비파괴검사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방사선이 주는 이로움은 어디까지일까?
이제는 방사선의 활용 영역이 플라스틱 폐기물 저감으로까지 넓어질 예정이다.
정부는 2022년부터 2026년까지 5년간 폐플라스틱을 줄이는 방사선 기술 개발에 나섰다.
2018년 국내 플라스틱 재활용률은 14%에 불과
“석기, 청동기, 철기 시대를 거쳐 이제는 ‘플라스틱 시대(Plastics Age)’라고 할 정도로 우리는 플라스틱 과소비 시대를 살고 있다.”
그린피스 동아시아 서울사무소가 2019년 12월 발간한 ‘플라스틱 대한민국’의 한 문장이다. 이 보고서에선 “1분마다 트럭 한 대 분량의 플라스틱이 바다로 쏟아져 들어간다”는 2013년 유럽의회(European Parliamentary) 리서치 서비스 블로그 자료를 소개하기도 했다.
6,375톤. 2018년 기준 우리나라에서 하루 평균 발생하는 플라스틱 폐기물 양이다. 2013년 일 평균 4,365톤에서 무려 46%나 증가했다.
환경부가 2020년 12월 발간한 ‘청정대기, Post-플라스틱 산업 시장조사 및 분석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플라스틱 소비는 2018년 세계 2위를 차지했다. 또한 플라스틱 폐기물의 분리수거 비율은 같은 해 기준 69.1%로 높은 편이었지만, 실제 재활용률은 14%에 그쳤고, 분리 배출한 플라스틱 폐기물 중 86%는 매립(62%)되거나 소각(24%)됐다. 이처럼 플라스틱 재활용률이 낮은 이유는 △플라스틱 재질 차이로 인한 재활용의 어려움, △이물질 오염으로 인한 재활용 불가, △잘못된 분리 배출 등이 원인으로 꼽혔다.
폐플라스틱을 수출입 통제 대상
폐기물로 관리
자국에서 처치 곤란인 폐플라스틱은 개발도상국으로 향했다. 2019년 필리핀에 불법 수출한 폐플라스틱 중 일부가 평택항으로 반송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2018년 한 업체가 ‘합성 플라스틱 조각’이라고 속여 사실상 재활용이 불가능한 폐플라스틱 6,500톤을 수출했다가 필리핀 세관에서 이를 발견해 돌려보낸 것이었다. 이 업체가 수출한 폐플라스틱에는 기저귀와 폐배터리 등이 섞여있었다.
2021년 1월 1일부터 모든 폐플라스틱을 수출입 통제 대상 폐기물로 추가하는 바젤협약 개정안이 발효됐다. 단일 재질(총 17종)로 구성된 폐플라스틱이나 페트(PET),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 3종으로만 혼합된 폐플라스틱을 제외하고, 나머지 폐플라스틱은 모두 통제 대상 폐기물로 관리하고 있다. 바젤협약에 따라 통제 대상 폐기물은 수입국의 사전 서면동의를 받은 경우에만 국가 간 이동이 가능하다.
정부, 방사선 이용
폐플라스틱 저감 기술 개발 사업 추진
정부가 2022년부터 2026년까지 5년 동안 방사선 이용 폐플라스틱 저감 기술 개발 사업을 추진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방사선 기술을 활용해 친환경 플라스틱의 원료가 되는 식물자원을 개발하고, 플라스틱을 빠른 속도로 분해할 수 있는 미생물 제제 생산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또한 플라스틱에서 유래한 미세 오염원을 추적하고 제거하는 원천기술 확보도 목표로 하고 있다.
‘썩는 플라스틱’을 개발하기 위한 화학업계의 신소재 연구로 PLA가 등장했다. 생분해 플라스틱인 PLA는 바나나 포장재에 사용되어 국내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PLA는 주로 옥수수 전분에서 만드는데, 우리나라가 PLA를 생산하려면 이를 전량 수입해야 한다. 게다가 옥수수가 식량자원이고, 유전자변형 농수산물(GMO)을 대표하는 작물이라는 문제점도 있다. 이에 정부는 방사선 이용 폐플라스틱 저감 기술 개발 사업을 통해 옥수수가 아닌 비GMO 식물자원에서 친환경 플라스틱 원료물질을 찾을 계획이다. 여기에 방사선 육종 기술을 활용해 식물세포에 방사선을 쬐어 생산성을 높인 플라스틱 원료용 식물자원을 개발할 예정이다.
방사선 변이 제어 기술을 이용해 플라스틱을 빠른 속도로 생분해할 수 있는 미생물 제제도 개발한다. 현재 기술 수준으로는 미생물이 1개월 동안 3~5% 정도를 분해할 수 있으나 10~15%/월로 분해효율을 높일 계획이다.
이와 함께 방사성동위원소 이용 미세물질 추적 기술로 극미량의 오염원을 추적하고, 방사선 표면처리·분해로 오염원을 흡착해 분해할 수 있는 효율을 높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