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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의 소통법

비동기 소통
‘탕진잼’, ‘플렉스’로 기성세대와 사고방식 혹은 가치관에서 차이를 극명히 드러내는 MZ세대.
선호하는 소통 방식도 다르다. 즉각적인 반응 대신, 한 템포 쉬어가는 ‘비동기 커뮤니케이션’을 선호한다.
비동기 소통이 무엇이고, MZ세대가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비동기 소통, 그게 뭐야?
용어가 낯설다. 비동기라니. 비동기의 반대 동기화에 너무 익숙해진 탓일까. 통화와 카카오톡 메신저, 협업 도구처럼 실시간 소통 도구가 늘어나면서 사고방식도, 일 처리도 실시간으로 처리되기 일쑤다. 정신없이 회의하고, 채팅하고, 통화하다보면 사고의 깊이가 점점 얄팍해지고 늘 업무와 연결되어 있는 것 같지만, 당연한 듯 그렇게 또 하루를 보낸다. 지금까지 누구나 해오던 방식으로 동기화, 즉 실시간 소통 방식에 따른 일처리의 모습이다.
그러면 비동기 소통 방식은 무엇일까?
비동기 소통 방식은 문자메시지,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게시판, 트위터 메시지, 페이스북 메시지가 이에 해당하며 이 도구들은 시차를 두고 소통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최근에는 뉴트로 바람을 타고 ‘필담’이 활발해지는 추세다. 한 매체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여기저기 무인 카페가 늘어나면서, 화이트보드나 방명록을 통해 이런저런 잡담이나 시시콜콜한 대화가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학창 시절, 수업 시간 옆 자리 친구와 펜으로 이야기 나누듯 모르는 사람끼리도 부담 없이 대화할 수 있는 점이 새로운 매력으로 떠오르는 것이다.
MZ세대가 비동기 소통을 선호하는 까닭은?
여기서 한 가지 드는 의문. 그 어떤 세대보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능수능란하게 디지털 기기를 운용할 줄 아는 MZ세대가 이메일이나 문자 등 다소 구닥다리 같은 소통 방식을 선호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전화벨이 울리면 가슴이 두근대고 긴장된다”, “급한 일이 아닌 이상 웬만하면 문자로 이야기 나눈다.”
소위 ‘콜 포비아(Call Phobia)’를 겪고 있어 전화 통화를 꺼리는 MZ세대의 이야기다.
통화 자체의 어려움은 물론이고, 더 심한 경우 통화 자체를 피하는 경우까지 있어 통화 대신 비동기 소통을 선호한다는 이유다.
취업포털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성인남녀 518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콜 포비아’를 겪는 이유 1위는 메신저앱이나 문자 등 비대면 의사소통에 익숙해져서(58.2%)였다. 나도 모르게 말실수를 할까 봐(35.3%)가 2위, 말을 잘 못해서(30.5%)가 3위를 차지했다. 이와 함께 통화 업무 등으로 인한 트라우마가 있어서(22.5%)와 통화로 말을 정확히 듣고 이해하기가 어려워서(22.2%)가 뒤를 이었다.
문자나 메일, 메신저 대화처럼 비동기 소통의 경우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며 사용할 어휘를 고르고 정제된 언어를 사용할 수밖에 없어 말실수를 줄일 수 있고 그만큼 소통의 질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또 비동기 소통 방식은 기록되기 때문에 ‘흔적’이 남는다. 모욕적인 어휘를 구사한다든지 성적인 묘사 등도 다 남기 때문에 보다 공식적인 언어와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눌 수밖에 없게 된다. 이는 인간관계에서 불거지는 불필요한 갈등은 줄이고 조직 내에서 정보가 곧 권력이 되는 사내 정치 현상이 줄어드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비동기 소통, 결국 일하는 방식의 변화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와 원격근무가 늘어나면서 직접 만나는 방식 대신 화상 회의나 온라인 소통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업무 환경이 변함에 따라 일하는 방식에 변화가 요구되는 이유다.
그동안 실시간 대화와 소통으로 조직 문화가 점철되어 왔다면, MZ세대가 조직에 속속 입성함으로써 일하는 방식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실시간 소통이든 비동기 소통이든 각 조직의 특징과 처한 상황에 맞춰 적용하면 된다.
다만, 조직 내에 점점 MZ세대의 비중이 커지고, 그들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생각해본다면 우리 조직이 취할 소통 방식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