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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THEME
KORAD 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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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선으로 물도 맑아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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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할머니 댁에 가는 날이에요.
차를 타고 한참을 달려 노란 벼가 춤추는 들판에 도착했어요.
길가에는 코스모스가 가득하고 잠자리가 날아다녔지요.
세현이는 “와”하고 감탄했어요.
“우리 이따 개울에 나가서 놀까?”
아빠 말에 세현이 입이 더 크게 벌어졌지요.
할머니가 사는 집 뒤쪽에 개울이 있거든요.
산에서 내려오는 맑은 물이라 작은 물고기도 많이 살아요.
지난 추석에도 아빠랑 찰방찰방 물을 튕기며 신나게 놀았지요.
“우리 세현이 왔구나!”
할머니가 대문 앞까지 나와 있었어요.
세현이를 보자마자 두 팔을 크게 벌려 안아주었지요.
마당에 펴놓은 평상 위에는 맛있는 음식이 가득 차려져 있었어요.
세현이는 음식을 우적우적 먹으면서도
개울에 가서 놀 생각에 마음이 바빴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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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현이가 배가 많이 고팠나?”
“하하. 아니에요. 개울에 가서 빨리 놀고 싶어서 그러나 봐요.”
아빠 말에 할머니 표정이 어두워졌어요.
“에고. 어쩌나. 요즘 개울이 탁해서 물고기 보기 어려운데.”
세현이는 고개를 갸웃했지요.
“물고기들이 다 어디로 갔어요?”
아빠는 세현이에게 물이 더러워지면 물고기가 살 수 없어
죽거나 다른 곳으로 간다고 했어요.
아마 개울에 있는 물고기도 다른 데로 다 떠난 모양이라고 설명해주었지요.
“그래도 물놀이는 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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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는 손사래를 쳤어요.
물이 깨끗하지 않으니 세현이가 노는 데도 좋지 않다고 했지요.
세현이 얼굴에 실망한 기색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어요.
“그럼 물이 깨끗해지려면 어떻게 해요?
더러운 손발은 물로 씻으면 되는데
물이 더러우면 어떻게 씻어요?”
아빠는 곰곰이 생각하는 표정이었어요.
세현이 질문이 너무 어려웠나 봐요.
그때 할머니가 나섰지요.
“걱정 마라. 방사선으로 폐수를 정화한다고 하더구나.”
그러자 아빠도 뭔가 번뜩 생각이 난 표정이었지요.
“맞아요, 어머니. 방사선으로 폐수 정화를 하면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다고 들었어요.”
할머니가 고개를 끄덕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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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맑게 하면서 더러운 찌꺼기가 가라앉는데,
그걸로는 퇴비를 만들 수도 있다더구나.
방사선이 병원에서 사람만 고치는 줄 알았더니 물도 고치고,
아주 신통방통이야.”
세현이는 눈을 동글동글 뜨며 할머니를 바라보았어요.
할머니가 아빠보다 훨씬 똑똑해 보였거든요.
세현이는 할머니를 향해 엄지를 들어 올렸어요.
“우리 할머니 척척박사다. 할머니 최고!”
세현이 칭찬에 할머니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피었지요.
세현이는 오늘 물놀이 대신 그림을 그리기로 했어요.
다시 깨끗해진 개울에 물고기가 돌아와서 아빠와 세현이가
첨벙첨벙 물장구를 치며 노는 모습을 그릴 거예요.
옆에는 할머니네 논이 있고요.
할머니가 방사선으로 만든 퇴비를 논에 뿌리면
노란 벼가 인사를 하는 것처럼 반짝거리는 모습도 담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