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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AD 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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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선을 문화재 연구에 사용한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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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준이는 오랜 만에 시골 할머니 댁에 갔어요.
“우리 세준이 왔으니 뒷산에 있는 절에 가볼까?”
할머니 집에서 나와 뒷산을 조금 오르면 엄청 유명한 절이 있어요.
문화재로도 지정되어 있다고 했어요.
“지난겨울, 눈이 많이 온 이후로 할머니도 처음 올라가는구나.
귀한 절이 아무 일이 없어야 할 텐데.”
할머니는 절이 사람인 것처럼 걱정했어요.
방에서 게임하던 삼촌은 할머니가 억지로 끌고 나와서 심통 난 얼굴이었지요.
세준이는 마냥 신이 났어요.
집에만 있다가 나오니까 숨통이 확 트이는 기분이었거든요.
활짝 핀 꽃도 보고 팔랑팔랑 날아가는 나비도 봤어요.
절에 도착해서는 할머니 손을 잡고 이곳저곳을 구경했어요.
“할머니, 여기 좀 봐요.”
절 기둥에 흰개미가 올라가고 있었어요.
흰개미는 죽은 나무를 먹어치우는 특이한 식성이 있대요.
“에구, 개미들이 왜 이렇게 많으냐.
이러다가 절 기둥 다 갉아 먹는 거 아닌가 모르겠네.”
할머니가 걱정을 하자 옆에 있던 삼촌이
방사선 조사 기술로 없앨 수 있다고 말했어요.
“방사선이라니. 그건 병원에서 맞는 거 아니냐?”
세준이도 그렇게 알고 있었어요.
서울 사는 외할아버지가 방사선 치료를 받고 계시거든요.
“맞아요. 병원에서도 방사선을 써요.
그리고 이런 목재 문화재를 보호하는 데도 방사선을 쓰고 있어요.”
삼촌은 나무로 만든 문화재를 손상시키는 흰개미와 곰팡이를
방사선으로 없앨 수 있다고 했어요.
연기를 피우는 훈증소독으로 흰개미를 없애는 것보다
사람에게 훨씬 안전한 방법이라고도 알려주었어요.
“세준아, 여기 봐. 목재 문화재는 오래 되면 썩거나
이렇게 조금씩 모양이 망가져.
이렇게 부식된 목재를 단단히 하는 데도 방사선이 쓰인단다.”
삼촌은 색깔이 검게 변하고 틈이 벌어진 절 기둥 끝을 가리켰지요.
“우와. 방사선이 그런 것도 한단 말이에요?”
세준이가 놀라는 얼굴을 하자 삼촌은 더 신나게 설명해주었어요.
“저기 불상 보이지? 불상도 오래 되면 망가지는 수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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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것도 방사선으로 고친단 말이냐?”
할머니는 세준이만큼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삼촌을 바라봤지요.
“그럼요. 이거 좀 보세요.”
삼촌은 인터넷에 올라온 동영상을 보여줬어요.
어떤 관광객이 유명 조각상에 걸터앉았다가 조각상 발가락을 부러뜨린 거예요.
삼촌은 방사선으로 이런 훼손된 조각상도 붙일 수 있다고 했어요.
“저걸 어떻게 다시 붙인다는 거냐.”
할머니는 눈앞에서 일어난 일처럼 안타까워했어요.
“사람이 다치면 수술을 하기 전에 엑스레이를 찍잖아요. 문화재도 마찬가지예요. 엑스레이를 찍으면 어떤 성분이 어떤 양으로 섞여서 만든 문화재인지 알게 돼요. 그런 다음 원래와 가깝게 복원을 하는 거죠.”
할머니는 사람을 치료하는 과정이랑 정말 비슷하다고 말했어요.
“방사선이 사람도 치료하고 문화재도 치료하고. 정말 대단하다. 방사선, 최고!”
세준이가 엄지를 들어 올리며 크게 외치자 할머니와 삼촌은 고개를 끄덕이며 활짝 웃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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