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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가족,
서로의 버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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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가족,
서로의 버팀목

한국원자력환경공단(KORAD)에는 ‘가족’이 되어 꿈을 키우는 사람들이 있다. 외부 소속이지만 함께 소속감을 느끼고 직원들의 휴식을 책임지는 ‘행복두레’가 그렇고, 함께 고민을 나누는 기수별 동기들이 그러하다.

이들이 어떤 마음으로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서로를 의지하는지 만나보자.

 

행복은 커피를 싣고 ‘행복두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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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AD의 본사 한쪽에는 소박하지만, 온기로 늘 따뜻한 카페가 있다. 바로 ‘행복두레’이다.

‘행복두레’라는 명칭은 옛날 농촌에서 상호협력을 위해 조직한 공동체 명칭인 ‘두레’에서 따왔다. 모두가 이 공간에서 협력하고 도와주며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것이다.

행복두레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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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도시가 그렇듯, 경주도 부품을 다루거나 박스를 접는 제조산업 외에 발달장애인이 일할 수 있는 일자리가 부족하다. 발달장애인 부모님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자녀가 다양한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했고, 사회적협동조합인 ‘행복두레’를 설립했다. 그것이 경주 최초의 발달장애인이 근무할 수 있는 카페 ‘행복두레’다.

“장애인들도 다양한 직업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하는데 특히 소도시에서는 그게 굉장히 어렵습니다. 지금 여기서 근무하는 분들도 원래는 보호 작업장에서 일을 하셨거든요. 보호 작업장 같은 경우에는 앉아서 같은 작업을 반복하다 보니까 사회적 경험이 부족해지는 문제가 있어요. 그래서 사람들과 많이 어울려서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고민하다가 카페를 준비하게 되었고, 이렇게 KORAD와 좋은 인연이 닿아 함께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에피소드 속에 피어나는 우리의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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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웃지 못할 상황도 많았다. 사람을 대해야 하는 카페의 특성상 빠른 행동과 눈치, 손님을 대하는 예절이 필요한데, 예기치 못한 돌발상황이 자주 발생했기 때문이다.

“자폐성 장애인의 경우, 손님에게 머리카락 하나가 옷에 붙어 있으면 이게 찝찝하게 느껴져 신경을 쓰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요. 그래서 손을 갑작스레 뻗으면 이제 받아들이는 분은 얼마나 놀라시겠어요. 그런데도 그 상황에 화내지 않으시고 이해해 주시더라구요. 그리고 점심시간같이 사람이 많을 때는 주문이 여러 테이블에서 들어오는데 바쁘게 만들고 있으면, 어느새 다 나가고 없는 거예요. 메뉴가 섞여서 나가는 거죠. 만약에 밖에서 운영하는 카페였다면 클레임이 많이 들어왔을 것 같아요. 그래도 다행히 직원분들이 이해해 주시고 기다려 주시고 해서 지금까지 잘 운영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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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가 바뀌어서 나가거나, 옷에 음료를 쏟기도 하는 등 이런저런 다양한 에피소드가 있었지만, 그때마다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었던 것은 오히려 발달장애인 근무자들이 긴장하지 않도록 편안하게 대해 준 직원들 덕분이다.

이렇듯 ‘KORAD’와 ‘행복두레’의 유대감은 생각보다 깊다. 직원들의 업무공간인 사무실과 카페는 멀찍이 나뉘어져 있지만, 결혼하는 직원이 떡을 돌리기도 하고 교육이나 행사가 있으면 두레 직원들도 함께 참여하기도 한다. 하루에도 최소 몇십 명을 마주하다 보니 덩달아 발달장애인 직원분들의 사회성도 부쩍 좋아지고 KORAD 직원들은 이들의 씩씩한 인사에 큰 에너지를 얻는다고.

서로에게 가족이 되어가는 행복두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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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KORAD’와 ‘행복두레’는 편안한 가족이 되어가고 있다.

“저희는 이곳에서 일자리를 구했고, 발달장애인분들에게 자체 수익을 월급으로 지급하고 있거든요. 이게 전부 카페를 자주 이용해 주시는 직원분들 덕분이죠. 어떻게 보면 유일한 사내 카페로서 직원분들한테 쉴 공간이 되어드릴 수 있어서 뿌듯하기도 하고요.” 행복두레는 KORAD 직원분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노력하고 있다.

건강과 맛을 위해 항시 좋은 재료를 쓰고, 컵도 친환경 제품만을 사용한다. 시럽도 유기농 설탕으로 만든다. 어찌 보면 이것은 늘 환경을 생각하고 실천하는 ’KORAD’의 가치와 부합한다. 카페지만 ‘KORAD’의 가족이라고 생각하기에 할 수 있는 행동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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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찾아주시는 직원분들을 함께하는 공동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재료에 좀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에요. 저희 원두도 공정무역 커피를 가지고 오고 있거든요. 친환경 컵, 빨대 등 수익을 남기려고 싼 재료를 쓰지 않아요. 그저 직원분들과 손님들이 건강하게 매일 드실 수 있는 것만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신메뉴도 계절마다 계속 개발하고 만들어 내고 있어요.”

계절에 따라 찾아오는 신메뉴에 직원들의 반응이 좋다. 또 항상 시키는 메뉴만 고집하는 ‘최애메뉴’를 가진 직원들도 많다.

마지막으로 행복두레가 KORAD 직원분들께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항상 배려해주시는 직원분들 덕분에 저희 발달장애인 직원들은 평소에도 훨씬 편안해지고, 사람을 대하는 것도 많이 자연스러워진 것 같아서 매일 감동하고 있답니다. 그래서 정말 감사하고, 여기 ‘행복두레’가 여러분에게 늘 편히 쉬어갈 수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커피를 시키지 않아도 오셔서 쉬고 가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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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 땐 등을 기대고, 앞을 밝히는 서로의 등대, 18기

KORAD 18기는 첫인상부터 무엇인가 달랐다. 카메라와 조명을 설치하지도 않았는데 이미 단합된 포즈를 취하며,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부탁했다.

오랜만에 마주하는 활발함 앞에 무언가 활기찬 에너지가 내 안에 들어오는 것을 느꼈다. 도대체 여러분은 누구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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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여행을 오면 꼭 간다는 황리단길에서, 멀지 않은 경주의 KORAD 본사. 경주 문무대왕면의 중저준위사업본부에도 18기 동기들이 있지만, 본사에 근무하는 7명을 대표로 18기를 만나보았다.

“KORAD에 취업하면서 각각 다른 지역에서 경주로 모인 것이기 때문에 다들 경주에는 친구가 서로뿐이에요. 그래서 주말에도 만나는 회사 사람이 바로 동기입니다!”

비록 첫 만남은 회사에서 신입직원 교육을 받을 때였지만, 회사 사람을 만나러 가는 느낌은 아니다. 그냥 오래 알고 지낸 친구를 만나는 느낌이다. 회사에서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사람도 동기고, 선배님들한테 질문하기 어려울 때, 해결책을 내놓는 것도 동기다. 이러듯 서로가 서로에게 애틋한 18기지만, 이들의 끈끈함은 점심시간에 비로소 진가를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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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18기는 지금도 항상 점심을 같이 먹어요. 저희가 밥을 조금 천천히 먹는 편이라 항상 꼴찌로 나오거든요. 이렇게 느린 식사 속도지만 동기들이랑은 그런 거 신경 안 쓰고 먹을 수 있어서 마음이 편안해요.”

그들이 점심에 나누는 대화는 의외로 평범하다. 영화 이야기, 책 이야기, 쇼핑 목록, 카드값 등 일상에서 겪은 일들이 대부분이다. 그렇게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업무시간은 긴데 점심시간은 왜 그렇게 짧게만 느껴지는지.

직급이 다른 경력직 직원이 있지만, 동기 내 직급 차이는 ‘칼로 물베기’라고나 할까? 직급을 초월해 스스럼없이 가족처럼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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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이렇게 지낼 수 있는 이유는 아무래도 과장님들이 저희에게 먼저 약간 친동생처럼 대해주셔서입니다. 오히려 더 먼저 다가가게 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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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는 우리의 안식처

이렇게 사이좋은 18기에게 있어서 동기란 어떤 의미일까?

“그냥 편할 때 마음의 안식처가 될 수 있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 아무래도 회사는 좀 사무적이고 딱딱할 수 있는데 학교에서의 느낌처럼 편하게 얘기 나눌 수 있잖아요.”

“회사는 원래 조금 오기 싫은 공간이라고 생각하잖아요. 하지만 동기들이 있기 때문에 출근길이 좀 가벼운 느낌이 있죠.”

“비타민이죠. 업무로 힘들거나 아니면 개인적인 일로 기분이 안 좋을 때, 오며 가며 동기들 얼굴 보면 힘도 나고 기분전환도 되고 좋은 것 같습니다.”

“동기다 보니까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어서 어떤 고민에 대해 다 함께 공감하고 같이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는 게 정말 좋은 것 같아요. 그리고 저희가 경주 토박이는 없거든요. 다 외지에서 왔다 보니 그런 부분에서 비슷한 고민을 많이 털어놓고 공유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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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란 답이죠. 언제나 동기들은 답을 갖고 있더라고요. 늘 해결 방안을 동기들이 제시를 해줘서 챗 GPT 같아요.”

“나에게 동기란 놀이터라고 생각해요. 놀이터 같은 경우에는 어렸을 때 항상 친구들 만나고 편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잖아요. 지금도 편하게 업무적으로 벗어나서 자유롭게 생각을 공유하고 서로의 뭐랄까 감정을 교류할 수 있는 그런 차원에서 놀이터라고 생각해요.”

“여유입니다. 처음 회사에 오게 되면 되게 긴장도 많이 하고 막 그러잖아요. 그 와중에 이제 동기들을 만나면 여유를 찾을 수 있는 그런 대상이 되는 것 같아요.”

“나에게 동기는 집이에요. 생각하면 편안하고 즐겁거든요.”

이들의 자유로운 대화를 보듯 18기에게 있어 동기란 마음의 안식처이다. 그런데 외적으로도 동기의 집이 진짜 안식처로 쓰이고 있다. 퇴근을 하면 동기 집에 모여 같이 배달 음식을 시켜먹고 수다를 떨며 늦게까지 놀기도 한다고.

어느덧 2년, 나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18기가 KORAD에 입사한 지 어느덧 2년이 다 되어간다.
2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어떤 변화가 생겼을까?

“2년 전에는 회사 들어오기 전에 일을 잘할 수 있을까? 하는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어요. 2년이 지난 지금도 어려운 점이 많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적응을 한 상태인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돈이 생겼습니다. 그렇게 택배의 늪에 빠지고 있어요.”

“기동력이 생겼습니다. 차가 생겼거든요. 제가 차 샀을 때 다들 축하해줬어요. 그런데 왜 제 차를 타려 하지 않는지는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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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AD 내에서 18기는 비교적 조용한 I 성향이 많은 기수라고 하는데, 심혈을 기울여 하트모양의 포즈를 완성해내는 것을 보니 적어도 서로가 함께 할 때는 에너지가 넘치고 자유로워지는 듯했다.

가을호의 KORADREAM에서는 KORAD로 맺어진 새로운 형태의 가족들을 만나보았다. KORAD 속에서 함께 발전하고 등대처럼 서로를 비추어주는 관계가 지속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