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게시물
감성백서10
마음을 살찌우는 ‘가을 감성’ 책 10선
다음 게시물

독서의 계절 가을,
마음을 살찌우는 ‘가을 감성’ 책 10선

가을은 누구나 아는 독서의 계절이다. 그만큼 감수성이 풍부해지는 계절임을 의미한다. 그래서 가을에는 책을 읽어야 한다. 책 속에 활자가 계절을 떠올리게 하고, 내 눈앞에 꽃을 피우고, 날 낯선 곳으로 데려가기도 하면서 충족되지 못했던 감성과 상상력을 채워주기 때문이다. 상상과 서스펜스, 감동과 판타지가 있는 책 속으로 함께 떠나보자.

 

반전과 반전의 연속
매스커레이드 게임(히카시노 게이고_현대문학)

일본 추리 소설계를 대표하는 베스트셀러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가 <매스커레이드 시리즈>의 결정판 『매스커레이드 게임』으로 다시 돌아왔다.

소설의 배경은 도쿄. 세 건의 살인 사건이 일어났고, 피해자들은 두 가지의 공통점을 갖고 있다. 하나는 모두 같은 방식으로 가슴에 칼이 찔려 죽었다는 것, 그리고 다른 하나는 그들 모두 가해자이기도 한 부분이다.

과거에 일어난 살인 사건의 범인이자 피해자들은 사건 당시 소년범이라는 이유로, 현행법상 처벌 범위가 좁다는 이유로, 범죄의 무게에 비해 적은 형량을 받고 지금은 사회에 복귀해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중이다.

결국 그들을 살해한 범인으로 당시 유족들이 지목받게 되고, 과거 피해자 가족에서 용의자가 된 가족들이 한 호텔에 모이게 되는데. 그들은 왜 이곳에 모이게 된 것일까? 또 다른 살인을 공모 중인 것인가? 아니면 애초에 범인이 맞는 것인가?

시선을 뗄 수 없게 하는 반전과 숨겨진 사연, 그리고 등장인물들의 과거가 얽혀 우리를 미로 속으로 초대할 것이다.

이미지

출처 네이버

삶의 행복은 관계에서 시작된다
불편한 편의점(김호연_나무옆의자)

편의점이라는 장소는 24시간 필요한 물품을 판매하는 곳이다. 그래서 손님들이 불편함 없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 소설은 편의점이라는 장소와는 어울리지 않게 제목부터가 『불편한 편의점』이다.

서울역에서 노숙 생활을 하는 독고는 이 소설의 주인공이다. 70대 여성의 지갑을 주워준 인연으로 그녀가 운영하는 편의점에서 야간 알바를 시작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알코올성 치매로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고 말도 어눌한 독고, 과연 편의점 알바를 무사히 마칠 수 있을까?

『불편한 편의점』은 독고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독고와 주변 인물들의 관계에 관한 이야기다.

정년으로 퇴임하여 교사 본능을 갖고 있는 편의점 사장 염 여사, 20대 취준생 시현, 50대 생계형 알바 오 여사, 매일 밤 야외 테이블에서 혼술을 하는 회사원 경만,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청파동에 글을 쓰러 들어온 희곡작가 인경, 호시탐탐 편의점을 팔아치울 기회를 엿보는 염 여사의 아들 민식, 민식의 의뢰를 받아 독고의 뒤를 캐는 사설탐정 곽 등 그들과의 관계에서 오는 오해와 대립, 충돌과 반전, 이해와 공감은 폭소를 자아내고 감동을 선사한다.

불편한데도 자꾸 끌리는 이상한 편의점 이야기 『불편한 편의점』은 유쾌한 웃음과 다정한 위로를 통해 행복은 내 옆의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데 있다는 진리를 다시금 깨닫게 할 것이다.

이미지

출처 네이버

인간을 인간으로 바라보는 법
아몬드(손원평_다즐링)

다른 이의 아픔에 공감하지 못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소설 『아몬드』의 주인공 윤재는 ‘감정표현 불능증’을 가지고 있다. 어떻게든 윤재를 평범한 사회구성원으로 키우려는 엄마와 할머니의 사랑 아래 별 탈 없이 자라지만 행복도 잠시, 비극적인 사고로 가족을 잃게 되면서 세상에 홀로 남겨진다.

가족이라는 보호막이 사라지자 ‘괴물’로 낙인찍히는 윤재는 ‘또 다른 괴물’이라 불리는 곤이와 운명적으로 만나게 되는데. 겉으로만 보면 문제아이자 피하고 싶은 두 소년인 윤재와 곤이를, 윤재의 담담한 독백 속에서 오롯이 이해하고 바라볼 수 있게 된다.

감정이 없기에 그 누구보다 순수하고 편견 없는 시선으로 세상을 받아들이며 자라는 윤재의 성장통은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갖게 할 것이다.

이미지

출처 네이버

신라의 흔적을 쫓다
일상이 고고학, 나 혼자 경주 여행(황윤_책읽는고양이)

신라의 찬란한 유적과 유물을 만날 수 있는 곳, 경주. 경주 여행에 있어서 새로운 안목과 고고학으로 경주 여행을 풍성하게 해주는 책이 있다.

바로 『일상이 고고학, 나 혼자 경주 여행』이다. 저자는 20살 때 처음 경주를 다녀온 이후 지금까지 100번 이상 경주를 다녀온 자칭 신라 경주 마니아라고 한다.

봉황대부터 국립경주박물관, 태종무열왕릉, 황룡사와 분황사, 경주의 야경, 문무대왕릉, 불국사, 황리단길까지 그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신라의 생생한 흔적들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신라 사람들은 왜 큰 무덤을 만들었을까?
신라는 왜 목탑이 아닌 석탑을 만들기 시작했을까?
『일상이 고고학, 나 혼자 경주 여행』에서 흥미로운 해답을 받아볼 수 있겠다.

이미지

출처 네이버

카프카의 세계를 압축한
돌연한 출발(프란츠 카프카_민음사)

20세기를 대표하는 불멸의 작가 프란츠 카프카.
올해는 프란츠 카프카가 탄생한 지 140년을 맞이하는 해로 서른두 편의 단편을 엄선하여 『돌연한 출발』이라는 이름으로 단편선이 출간됐다.

우리나라 독자들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대표작 「변신」을 비롯하여 「선고」, 「시골의사」, 「굴」 등 주제에서나 문체에서나 카프카 문학의 정수를 엿볼 수 있는 작품들이 수록되었다.

아울러 이스라엘 국립 도서관에서 아카이빙한 카프카의 친필 원고와 “한 권의 책은 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여야 해.”라는 명문장이 담겨 있는, 친구 오스카 폴락에게 보낸 카프카의 편지, 대학 시절 노트에 그린 드로잉을 한데 모아 화보로 구성하였다.

『돌연한 출발』은 카프카를 사랑하는 독자들에게는 또 다른 소장의 기회가 될 것이며, 그를 접하지 못했던 독자들은 비로소 커다란 호기심의 근원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지

출처 네이버

마음을 놓는 순간, 반전에 먹힌다
안젤리크(기욤 뮈소_밝은세상)

서스펜스 소설의 마스터라고 불리는 기욤 뮈소가 한국에서 19번째 소설 『안젤리크』를 출간했다.

언제나 치열하게 살아왔지만, 세상이 공정한 대우를 해주지 않는다는 생각을 가진 간호사 안젤리크 샤르베, 지하철에서 여성 승객의 안전을 지켜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추격 과정의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여론의 비난에 직면한 강력반 반장 마티아스 타유페르, 새엄마의 석연치 않은 죽음을 파헤치고자 진실 규명에 뛰어든 의대생 루이즈 콜랑주, 각고의 노력 끝에 파리 오페라 발레단의 에투알 무용수 자리에 올라 명성을 누리지만, 다시 무대 뒤로 쓸쓸히 사라지는 아픔을 겪는 스텔라 페트렌코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안젤리크』는 기욤 뮈소가 소설에서 반전과 서스펜스를 능수능란하게 구사하는 이야기꾼임을 다시 한번 증명한 작품으로서, 독자는 목격자가 되어 함께 단서를 쫓으며 한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긴장감을 맛보게 될 것이다.

이미지

출처 네이버

지독한 사랑의 목격
구의증명(최진영_은행나무)

『구의 증명』은 사랑하는 연인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겪게 되는 상실과 애도의 과정을 통해 삶의 의미와 죽음의 의미를 독자들에게 되묻는다.

소설에는 두 주인공 ‘구(남자)’와 ‘담(여자)’이 등장한다. 그들은 회문(回文)처럼 영원히 같이 붙어 원의 둘레를 순환할 수밖에 없는 관계이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비극은 급작스럽게 찾아온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과 거부될 수 없는 삶의 끝이 그것이다. 소설은 그런 비극 위에서 시작된다. 사랑하는 사람의 시신을 발견하면서, 꺼져버린 사랑을 재확인하면서.

작가는 퇴색하지 않는 사랑의 가치를 전면에 내세우고 아름다운 문장과 감성적이며 애절한 감수성을 통해 젊고 아름다운 남녀의 열정적인 사랑과 냉정한 죽음을 표현하고 있다.

사랑 안에 비극이 있다면, 그 비극 또한 사랑일지도 모른다.

이미지

출처 네이버

현재는 미래로 나아가는 힘
이토록 평범한 미래(김연수_문학동네)

김연수의 9년 만의 신작 소설집 『이토록 평범한 미래』는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한 순간, 다시 시작되는 삶을 마주하는 여덟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표제작 「이토록 평범한 미래」에서는 동반 자살을 계획하고 있는 ‘나’와 ‘지민’이 나온다. ‘지민’의 엄마가 쓴 유신체제 당시 금서로 지정되었던 ‘재와 먼지’라는 소설을 접하게 되고 이들은 이전과는 다른 방향으로 미래를 바라보게 된다.

삶의 끝에서도 결국 새로운 바람을 갖는 「난주의 바다 앞에서」, 홀로 치매 아버지를 돌보며 살아온 진주의 이야기가 담긴 「진주의 결말」 등 절망 속에서도 미래로 나아가게 만드는 연결고리들이 맞물려 펼쳐진다.

우리에게 과거에서 현재, 현재에서 미래로 나아가는 법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또 나아갈 힘을 주는 주인공들을 만나보자.

이미지

출처 네이버

현재는 미래를 바꾸는 힘
꿀벌의 예언(베르나르 베르베르_열린책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 세계를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상상’일 것이다. 그의 신작 소설 『꿀벌의 예언』 또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답게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꿀벌의 예언』은 주인공 르네 톨레다노가 꿀벌이 사라지고 인류 멸종의 위기를 맞은 2053년 지구를 보고 온 뒤, 미래를 바꾸기 위해 시공간을 넘나들며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과거와 현재, 미래를 끊임없이 오가면서, 미래를 구할 힘은 현재의 바로, 이 순간에 있음을 깨닫게 한다.

이러한 메시지는 지금 우리의 현실에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다. 우리는 모두 현재를 살고 있고, 지금도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애쓰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지

출처 네이버

과로에 대한 치유
최선을 다하면 죽는다(황선우, 김혼비_문학동네)

황선우와 김혼비가 함께 책을 썼다. 그런데 책 제목이 『최선을 다하면 죽는다』이다.
제목부터 심상치 않다. 왜냐하면 우리는 평소 일할 때도, 놀 때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배웠으니까.

『최선을 다하면 죽는다』는 누구나 한 번쯤 지나왔을 번아웃과 과로에 대한 이야기이다. 종일 피로와 무례에 시달렸음에도 고단해서 잠들 수조차 없던 어느 힘겨운 밤에 대한 기록이며, 건망증을 의심하면서 막막하게 내 머릿속을 뒤적여 보던 어떤 날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또한 어느 ‘한풀 꺾인’ 날에 대한 기억인 동시에, ‘젖은 물미역’이 되어 샤워기 아래 유령처럼 서서 물을 떨굴 수밖에 없었던 어떤 시절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책은 누구나 겪곤 하는 이런 답답하고 막막한 시절을 지나는 동안 서로를 웃겨주고 일으켜 주는 여자들의 유머와 우정을 다룬다.

사람에게 시달리고 무너진 마음이 사람의 다정과 우정으로 회복되어 번아웃으로부터 끝내 회복에 이르는 길을 보여주는 책이다.

이미지

출처 네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