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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비는 자유예요!

요즘 세대들의
‘진짜’ 퇴사 사유는?
A기업의 회의실, 신입 직원들의 퇴사율 상승으로 인한 회의가 한창이다.
“요즘 친구들은 애사심이 부족해서 그렇습니다.”
“아닙니다. 코인이다 뭐다 한탕주의가 팽배해서 그렇다고 봅니다. 끈기가 없는 거지요.”
“잘 모르겠군요. 차라리 직접 설문이라도 해보는 건 어떻습니까?”

갑론을박이 오가던 중, 조용히 듣고 있던 임원 하나가 고심 끝에 입을 연다.
“다 틀렸습니다. 코로나다 뭐다 회식이 없어서 그런 겁니다.
회사생활의 애환을 털고, 동료 간의 끈끈한 정을 느낄 수 있는 회식이!”

회의실에 잠시 침묵이 감돌고, 테이블 끝자락에서 누군가 경탄의 목소리로 화답했다.
“그러면 당장 부서마다 회식 일정을 잡아야겠군요!”
과연 A기업은 신입 직원들의 퇴사를 막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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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서를 왜 가슴에 품고만 있죠?
취업 플랫폼 ‘잡코리아’는 30대 이하 남녀 직장인을 대상으로 ‘첫 이직 경험’을 조사했다. 그 결과, 응답자 중 75%가량이 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며, 이중 상당수가 입사 후 1년 이내에 퇴사를 진행했다고 응답했다.
이처럼 요즘 MZ세대는 퇴사를 망설이지 않는다. 전전긍긍하며 사직서를 가슴에 품고 다니던 이전 세대와 달리, 나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면 속전속결로 퇴사를 진행하는 것이다. 또한 퇴사를 인생의 큰 고비로 여기거나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고, 더 나은 직장을 찾기 위한 단계일 뿐이며 도전의 기회라고 생각한다.
심지어 유튜브나 SNS를 통해 퇴사를 알리거나 ‘퇴사짤’등을 공유하는 등 유쾌한 형태로 퇴사 경험을 풀어내고, 즐긴다. ‘안녕히 계세요 여러분! 도비는 자유예요!’라고 외치면서.
사직서에는 없는 MZ세대의 진짜 퇴사 사유
반면, 기업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취업 플랫폼인 ‘사람인’에서 진행한 기업 대상의 설문조사에서 500여 개 기업 중 절반이 MZ세대의 조기 퇴사 비율이 높다고 응답했으며, 82%가 조기 퇴사를 막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답했다.
퇴사를 막으려면 떠나는 이유를 알아야 한다. 회사에서 이를 파악하는 방법은 퇴사자가 남긴 사직서의 퇴사 사유 한 줄 뿐이다. 하지만 취업 플랫폼의 설문조사 결과 솔직한 퇴사 사유를 밝힌 퇴사자는 35%가 채 되지 않았다. 퇴사 사유를 밝히지 않은 이유로는 ‘알린다고 해도 달라지는 것이 없을 것 같아서’가 1위를 차지했다.
실제로도 퇴사자의 실제 퇴사 사유와 기업이 인식하는 퇴사 사유는 일치하지 않는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년층의 첫 퇴사 사유로 ‘보수, 근로시간 등 근로여건 불만족’이 45% 이상의 가장 큰 비율을 차지했으나, 취업 플랫폼의 기업 인사 담당자 대상 설문에서는 ‘직무적성이 안 맞아서’가 48%의 응답률을 얻었다.
기업 입장에서는 조기 퇴사자로 인한 어려움을 극복하려 노력하고 있음에도 원인 진단이 정확하지 않으니 처방 역시 헛물을 켤 수밖에 없는 것이다.
‘부검메일’을 통해 돌아보는 소통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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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OTT기업 N사의 모든 직원은 퇴사할 때 독특한 절차를 밟아야 한다. ‘부검메일’을 작성해 함께 일했던 직원들에게 발송하는 것이다. 이름만 보면 조금 섬찟할지도 모르는 이 메일의 본질은 ‘솔직한 사직서’에 가깝다.
메일을 작성하는 절차는 간단하다. 퇴사자는 양식에 제시된 네 가지 질문에 답변하고, 직속 상사와 인사 담당자가 함께 논의하여 완성한 뒤 마지막으로 사측의 의견을 포함해 발송한다.
퇴사자가 응답하는 네 가지 질문의 항목은 첫째로 회사를 떠나는 이유이고, 둘째로 회사에서 배운 점이다. 세 번째는 근무 중 아쉬웠던 점을 기술해야 하고 네 번째 항목에는 앞으로의 계획을 적는다. 그리고 사측이 작성하는 마지막 다섯 번째 항목에는 떠나는 직원에게 보내는 회사의 감사와 응원이 들어간다.
경직된 시선으로 바라보면 퇴사자가 남긴 메시지는 남아있는 사람, 혹은 기업에게 불편한 요소일 수 있다. 하지만 실제 부검메일을 시행하는 N사의 직원들은 해당 문화가 불편함보다 긍정적인 요소가 크다고 말한다.
조직 내의 문제를 조기에 해결할 수 있고, 퇴사자의 솔직한 메시지가 사내에 유의미한 변화를 불러온다는 것이다. 또한 부검메일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쌓여있던 오해를 풀거나 합의점을 찾아 퇴사를 포기하는 직원도 있다고 한다.
N사의 부검메일 사례는 조기 퇴사를 해결하려는 기업들을 향해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다. 늘 그렇듯, 결국에는 마음을 연 소통이 관건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