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성대에서 교촌 길을 따라 20여 분 남짓 걸으면, 교촌한옥마을에 다다른다. 경주 여행에서 교촌마을을 빼놓을 수 없는 건 천년의 배움터에 남아있는 전통과, 살아있는 ‘사람 이야기’가 공존하기 때문일 터. 이제 마을을 자박자박 걸어보자. 마을 초입 너른 마당에 빼곡하게 모여 있는 장독대가 있는 곳은 전통문화연구소 미경이다.
이곳에선 전통발효식품에 대해 알아보고 찰보리 고추장, 막장 담그기 체험이 가능하다. 광장 앞 교촌 의상실에선 한복을 대여해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도 있다. 국가무형문화재 107호 누비장 김해자 장인의 누비 작품을 전시하고, 손누비 체험을 할 수 있는 ‘누비공방’, 전통한옥에서 전통놀이 체험도 가능해 가족여행지로 안성맞춤이다.
전통 떡을 주제로 한 체험장 겸 카페인 ‘교촌가람’의 떡메치기 체험은 30번 메치면 ‘돌쇠’로 등극해 뻥튀기가, 50번 메치면 아이스크림이 주어진다. 이를 위해 어른 아이 구분 없이 힘쓰는 소리가 들린다. 떡메치기 체험은 매 주말 11:00~16:00까지 운영하니 일정이 된다면 한번쯤 체험해보는 것도 좋겠다.
200년 된 고택에서 최가네 전통 간식을 즐길 수 있는 ‘석등이 있는 집’에도 들려보자. 안쪽의 고택에는 경상북도 문화재자료로 지정된 석등이 정원의 중심을 지키고 있어 멋스럽다.
교동법주는 경주 최씨 가문에서 대대로 빚어온 비주(秘酒)로 조선 숙종 때 궁중요리를 담당하는 최국선이 고향으로 내려와 빚기 시작한 데서 유래됐다. 만드는 데 그 정성이 여간 대단한 것이 아니다. 밑술로 밀누룩과 찹쌀을 쓰고 덧술로 찹쌀밥을 넣어 빚어 무려 100여 일을 숙성시켜야 비로소 완성된다.
교동법주는 1986년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고, 지금은 최국선의 10세 손인 최경이 2대째 기능보유자로 명맥을 잇고 있다. 정갈한 흰색 옷을 입은 최경 선생을 안마당에서 만났다. 술 빚는 과정을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설명해 준다. 밑술부터 제2차 발효과정까지 어느 것 하나 사람 손이 닿지 않는 게 없다. 그 손길과 정성이 특유의 맛과 향이 되어 코끝과 입술에 번진다. 기회가 된다면 꼭 한번 맛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