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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UTIFUL CITY & LIFE
나는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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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을 일깨우는 묘약이자
일상 속 작은 여유의 상징

나는 누구일까?
나는 현대인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식물이야.
사람들은 나를 볶아서 향을 낸 뒤 물에 우려내서 마시곤 한단다.
특유의 향과 함께 쓰고, 달고, 시고, 고소한 복잡한 맛이 매력이지.
또 내가 가지고 있는 성분 중 하나는 나른한 오후에 활력을 주기도 한단다.
세계적으로 물 다음으로
많이 마시는 음료
역사에 발자취를 남긴 위인들이 나로 인해 영감을 얻거나 집중력을 얻기도 했으며 지금도 여전히 많은 사람이 매일 매일 나를 찾고 있어. 세계적으로 물 다음으로 많이 마시는 음료일 정도로 말이야. 하지만 이 때문에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기도 해. 열대지방에 사는 나를 재배하기 위해 넓은 숲을 희생해야 했거든.
묘한 중독성과 활력 찾아주는 각성 효과로
인류의 필수 기호식품이 된 커피
‘악마처럼 검고, 지옥처럼 뜨거우며, 천사처럼 아름답고, 사랑처럼 달콤하다’
광고로 익숙한 이 문구는 프랑스의 작가 달테랑이 남긴 커피에 대한 묘사로, 커피의 속성을 가장 잘 나타낸 문장 중 하나로 꼽힌다. 또한, 달테랑이 얼마나 커피를 사랑했는지를 보여주는 문장이기도 하다.
역사적으로 커피를 사랑한 인물은 달테랑 뿐만이 아니다. 반 고흐, 모차르트, 바흐 등 우리에게 익숙한 많은 유명인이 커피를 즐기고 예찬했다. 복잡하지만 중독성 있는 맛과 향, 커피 속에 든 카페인의 각성효과 등에 매혹된 것이다.
이는 현대에 이르러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가장 기본적인 커피 메뉴 중 하나인 아메리카노는 현대인의 필수 기호식품이 되었다. 졸음이 쏟아지는 오후, 얼음이 가득 든 차가운 아메리카노 한 잔은 정신을 맑게 깨워준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집중력이 필요한 직장인이나 수험생, 공시생 등은 커피를 마시는 행위를 ‘수혈’이라고 빗대기도 한다.
각성효과 말고도 커피를 찾는 이유는 또 있다. 친구와의 약속이나 연인의 데이트 중 달콤한 케이크를 곁들인 커피 한 잔은 만남의 시간을 더욱 풍족하게 채워주며, 한가한 일요일 오후 느긋하게 즐기는 커피 향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여유를 만끽하게 한다. 이처럼 치열함과 여유를 동시에 주는 마법 같은 음료에 어떻게 빠지지 않을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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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 잔의 여유,
하지만 그 이면에는 지구의 희생이 필요하다
전 세계를 통틀어 매일 소비되는 커피의 양은 20억 잔 이상이다. 2018년 기준 커피 원두 생산량은 950만 톤 이상이고 교역 규모는 309달러에 이른다. 커피 시장의 규모 역시 매년 커지는 추세이며 2050년에는 커피 수요가 지금의 3배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하지만 시장 규모가 커짐에 따라 따라오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원두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커피나무를 재배해야 하는데, 해당 작물은 ‘커피벨트’라 불리는 적도 근처의 아열대 지방에서만 자란다. 이는 늘어나는 커피의 수요를 감당하려면 세계의 허파 역할을 하는 열대지역의 숲을 파괴해야 한다는 뜻과도 같다. 또한 커피의 소비 형태 특성으로 인해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심각한 수준이다.
카페에서 나오는 빨대나 플라스틱 컵 등의 일회용품은 이미 사회적으로 두루 인식하는 환경 문제 중 하나이고, 홈카페 열풍 이후 가정에서의 캡슐이나 파우치 형태의 일회용 커피 소비가 증가하며 거기서 발생하는 쓰레기도 새로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커피를 내리고 남은 원두 찌꺼기 역시 사람들이 모르는 커피가 발생시키는 환경오염의 원인 중 하나이다. 커피 찌꺼기는 대부분 매립되거나 소각되는데, 매립된 커피의 카페인 성분으로 인해 토양이 오염되며 커피 찌꺼기 소각 시 발생하는 메탄가스와 이산화탄소는 기후에 악영향을 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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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지속가능한 커피를 찾기 위해 정부와 기업은 다양한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 환경부는 커피 찌꺼기를 순환자원으로 인정했다.
기존에는 까다로운 요건과 절차를 걸친 업체만이 커피 찌꺼기를 수거할 수 있었다. 때문에 작은 규모의 카페에서 발생한 커피 찌꺼기는 폐기물로 버려지는 경우가 많았으나, 이를 개선함으로써 더 많은 커피 찌꺼기가 바이오 연료나 퇴비 등으로 재활용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기존 커피를 대신할 ‘대체커피’ 연구도 활발하다. 해외의 B스타트업은 대추씨, 치커리 뿌리, 포도 껍질 등을 주재료로 하여 커피 원두를 사용하지 않고 맛과 향을 그대로 재현한 ‘분자 커피’를 출시했다. 해당 제품은 환경운동가뿐만 아니라 커피 애호가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정부와 기업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테이크아웃이나 홈카페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일회용품 문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는 것은 온전히 소비자의 몫이지만, 일부 업체는 소비자의 편의를 위해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많은 수의 카페가 개인 텀블러 이용 시 할인 혜택을 주고 있으며, 일부 캡슐 커피 업체는 사용하고 남은 캡슐을 직접 수거한 뒤 재활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이용해 보자. 커피가 우리에게 여유를 주었듯, 우리도 지구에게 작은 여유를 선물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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