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환경공단

본사주소. [38062] 경상북도 경주시 충효천길 19 (서악동) 대표전화. 054-280-1114

COPYRIGHT ⓒ KORAD. ALL RIGHT RESERVED.

  • 블로그
  • 페이스북
  • 인스타그램
  • 유튜브

Build Up Life

제로웨이스트 스튜디오(꽃별새)

똑똑한 소비

청정누리 음성으로 듣기

꽃과 별, 그리고 새를 사랑하는 마음이 지구를 지킵니다
올해 여름이 지금까지의 여름 중 가장 더웠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던 지난여름, 1973년 기상관측 이래 가장 긴 열대야를 비롯해 숨 막히는 수온, 습도, 열기까지 정말 뭐 하나 빠지지 않고 폭염에 폭염을 더한 여름이었다. 그런데 이 여름이 앞으로의 여름 중 가장 시원할 예정이라니. 이상 기후 현상, 자연재해, 생태계 변화 등 전 세계가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뉴스를 꽤 오래전부터 접하기는 했지만, 이번 여름만큼 지구 온난화가 현실적으로 다가온 적은 없었다.
흐물흐물 해지는 종이 빨대에 대한 불평, 귀찮음에 미뤄둔 텀블러 사용, 갖은 핑계를 대며 결국 내지 않았던 ‘용기내 챌린지’까지. 지구를 지킬 수 있는 작은 습관조차 나의 편리함과 이기심에 모른 척했던 과거에 죄책감이 들었다.
우리의 삶과 안녕이 위협받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지구를 보호하는 실천과 행동이 꼭 필요한 때이다.
스튜디오 꽃별새를 운영하는 서수민 대표와 함께 지구를 지키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어떤 일을 하고 계시나요?

저는 주변에서 꽤 유명한 ‘N잡러’예요.
2017년 여름 경주에 와서 제일 먼저 할머니 집 빈방을 꾸며 에어비앤비를 시작했고, 경주 예술의 전당에서 하우스 어셔로 아르바이트했어요. 2018년 여름 스튜디오 꽃별새를 오픈했지만, 다른 일도 여전히 하고 있어요. 또, 크라우드 펀딩으로 오래전부터 구상했던 조각보 가방을 제작하기도 했어요. 한 가지 일로 생계를 유지하려면 직업에 대한 나의 가치관이 상처 입을 수 있어요. 그럴 때, 다른 직업들이 저를 지켜주고, 완벽에 대한 부담감을 낮춰주는 것 같아요.

스튜디오 꽃별새 이름은 어떻게 짓게 되신 건가요?

‘꽃과 별과 새처럼 사랑스러운 것을 만드는 작업실’이라는 뜻이에요.
특정 공예를 연상시키는 이름을 지으면 제 작업물에 제한이 생길 것 같았고, 어느 한 분야에 국한되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제가 어떤 것을 만들고 싶은지를 생각해 봤을 때, 어떤 방식으로 무엇을 만들든 자연의 사랑스러운 것들을 닮고 싶었기에 ‘스튜디오 꽃별새’라고 이름 지었어요.

언제부터 꽃, 별, 새에 관심을 두게 되신 건가요?

제가 자란 경북 영천은 자연으로 둘러싸여 있어 어릴 적부터 꽃, 별, 새와 함께였어요.
초등학생 때는 친구랑 동네에 가득한 들꽃에 멋대로 이름을 붙이며 놀았고, 중학생 때는 그냥 매일 보이는 밝은 별의 이름이 궁금하다 보니 별에 관심을 두게 되었죠.
고등학생 때 친척 집에서 처음 딱새를 보고 반해 스케치하던 순간도 기억나요. 하지만 처음 꽃과 별과 새를 사랑한다고 말하던 순간에는 진짜 ‘꽃’,‘별’,‘새’를 의미하는 게 아니었어요.
‘꽃’은 모든 꽃과 나무, 풀과 숲을 뜻하고, ‘별’은 구름, 노을, 은하 등 모든 우주를 뜻했고, ‘새’는 모든 동물을 대표해서 붙인 이름이에요.

스튜디오 꽃별새에는 어떤 클래스들이 있나요?

황남동에 가게를 시작할 때는 위빙 공예를 주로 하려고 했어요. 뜨개질이나 자수, 재봉도실을 사용하지만, 정작 손에 잡는 건 딱딱한 바늘이잖아요. 손으로 실을 직접 잡는 감촉을 느끼고 손끝의 감각에 집중하는 시간이 주는 위안을 알리고 싶었어요. 그런데 위빙은 비교적 제작 기간이 길다 보니 클래스 수요가 적더라고요. 그래서 실을 직접 만지면서도 사람들이 쉽게 배우고 한 번에 작품을 만들 수 있는 공예인 ‘마크라메 클래스’를 하게 되었어요.
제 공방의 손님은 99%가 여행객이에요. 대부분 경주 여행 중 소중한 한두 시간 정도를 써서 공방에 오세요. 그래서 대부분의 클래스를 단순한 기본 기법을 충분히 익히며 완성도 있는 작품을 만드실 수 있도록 구성했어요. 대신, 완성한 작품을 좀 더 각자의 취향에 맞게 장식하고 응용하실 수 있도록 유도하는 편이에요.

삼베 수세미, 수제 종이, 종이 화분, 고체 샴푸를 만드는 클래스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게 되는지 설명 부탁드려요.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스튜디오 꽃별새는 제가 좋아하는 꽃, 별, 새처럼 사랑스러운 것을 만드는 데서 시작했어요. 하지만,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 공예를 하며 정작 자연에 있는 꽃, 별, 새에게 해를 끼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매일 사용하는 각종 재료, 풀 등이 자연에 미치는 악영향과 예쁜 걸 만들고 싶은 욕구 사이에서 갈등하다, 친환경 공예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삼베 수세미는 보통 뜨개질로 만드는데, 저는 뜨개질을 못 해요. 저처럼 뜨개질이 어려운 사람이 분명 더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초등학생도 쉽게 만들 수 있는 ‘위빙 삼베 수세미’를 만들었어요.
수제 종이와 종이 화분은 종이 죽의 자연스럽고 러프한 매력에 매료되어 시작했어요. 종이 죽을 만들기 위해서는 폐지를 모으고 깨끗하게 씻어 찢은 다음, 뜨거운 물에 불려요.
종이가 충분히 물을 먹으면 믹서기로 종이를 갈고, 망으로 얇게 건져내 잘 말리면 새 종이가 된답니다.
짧게 말씀드렸지만, 사실 며칠씩 걸리는 섬세한 과정이에요. 플라스틱보다는 종이가 낫다는 생각으로 종이 포장 제품은 큰 죄책감 없이 잘 소비했는데, 과자 박스나 우유 팩 등 코팅된 종이는 비닐을 벗기기 힘들어 수제 종이로도 재활용이 어렵더라고요. 종이를 직접 만들어 보니, 예전보다 종이 포장 제품을 살 때도 고민하게 되었고, 우유팩이나 멸균 팩은 분리배출을 잘해야겠다는 경각심을 갖게 되었어요.
샴푸 바는 다른 비누 공방 클래스에서 처음 접했어요. 지구는 물론 내 몸에도 좋은데, 만드는 재미까지 있으니…. 앞으로는 직접 만들어 쓰려고 비누 만들기를 배웠어요.
천연 계면활성제와 여러 재료를 베이킹하듯이 계량해서 한 곳에 담고 조물조물 섞기만 하면 완성이에요. 각자의 개성을 담아 특별한 모양을 만들 수도 있고요. 쉽고 의미 있는데 실용적이기까지 해서 가장 추천해 드리는 제로웨이스트 클래스예요.
직접 만든 제로웨이스트 제품에 애정을 갖고 사용해 보면 일반 제품 성능 못지않다는 걸 느끼실 거예요. 쓰레기는 최소화하고, 제품력은 상상 이상인 제로웨이스트 제품 경험이 지구를 위한 작은 노력을 시작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거라 믿어요.

제로웨이스트 제품을 만드는 공방 클래스 외에도 지구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히, 새를 좋아하셔서 새와 관련된 일들도 하신다고요? 어떤 일을 어떻게, 언제부터 하고 계신지 말씀해 주세요.

저는 새가 예쁘고 귀여워서 좋아요. 새를 관찰하다 보면, 마스크 끈, 투명 유리창과 같이 생각지 못하게 새에게 위협이 되는 것을 심심찮게 목격해요.
그것으로부터 새를 지키고 싶다 보니 방법을 공부하고 소소하게 실천하고 있어요.
개인 탐조 활동은 3~4년 전부터 틈틈이 하고 있고, 경주 지역에 탐조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어 각종 탐조 행사에 참여하며 배우고 있어요. 겨울엔 남해 지역으로 독수리 먹이터 플로깅 및 먹이 주기 활동을 다녀왔고, 형산강과 경주 하천에 사는 새와 멸종위기종을 기록해 금호강 조류 조사 발표회에 참석했어요.
최근엔 울산야생동물보호센터에서 진행된 ‘조류 유리창 충돌 시민 조사자 교육’에 참여했는데요. 평소에도 유리 건축물을 보거나, 통유리창이 있는 카페, 투명 방음벽을 지날 때마다 충돌흔이나 사체가 있는지 살피고 있어요. 목격한 유리창 충돌 사례는 ‘네이처링’ 앱에 공유하고 있어요.
아직 미완성이지만, 우리 주위에 새가 함께 살고 있다는 내용의 환경 그림책도 만들고 있습니다.

점자 나눔 활동도 하신다고요?

좋아하는 유튜버가 시각 장애인이라 점자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새로운 언어를 배운다는 생각으로 점자 공부도 할 겸 이름표나 점자 메뉴판 등을 신청받아 제작해 드리려고 했는데, 아직 아무도 신청하지 않아서 저만 쓰고 있어요.
‘차별 없는 가게’를 지향하는 사장님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지구온난화 현상을 막기 위해, 지구를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노력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어떤 노력이든 완벽하게 하려는 마음을 내려놓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외출할 때 소지품보다 넉넉한 크기의 가방 챙기기, 식당에서 종이컵이나 물티슈 쓰지 않기, 저녁 메뉴 고민될 때 소고기나 돼지고기는 피하기, 일주일에 세 번 비누로만 샤워하기, 빨래할 때 냉수 선택하기, 미세플라스틱 없는 수세미로 설거지하기, 산호초에 무해한 선크림 구매하기, 메일함 정리하기 등 방법은 무수히 많아요.
본인에게 가장 와닿는 방법 중에서 제일 쉽고 작은 것을 시도해 보세요. 가끔 이어도 괜찮아요. 불편함을 감수한 스스로를 충분히 칭찬하고 자랑해 주세요.

스튜디오 꽃별새를 앞으로 어떻게 운영하고 싶으신지에 대한 계획이나 목표를 듣고 싶습니다.?

환경에 막 관심을 두기 시작할 때는, 제가 하는 모든 활동이 환경에 해를 끼칠 것이라는 죄책감에 마음이 아주 불편했어요. 죄책감 없이 공예를 하려고 제로웨이스트 클래스를 준비했지만, 그것도 100% 무해하진 않았죠. 기존 마크라메 클래스에만 수요가 있어 속상하기도 했고요.
지금은 생각을 바꿔 창작하는 일을 즐겁게 하되, 과정이나 포장에서 환경에 해를 덜 끼치는 것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다고 여기기로 했어요.
꽃과 별과 새처럼 사랑스러운 것을 만드는 즐거움을 포기하지 않고, 꽃과 별과 새를 위하는 마음도 버리지 않으며 모두 오래오래 지속하는 게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