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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대국민 원고 공모전

KORAD Special

청정누리 음성으로 듣기

2024 대국민 원고 공모전 : 내가 누린 경주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웹진 <청정누리>에서 지난 7월 22일부터 8월 10일까지 대국민 원고 공모전을 개최하였다.
‘다같이 누리는 청정누리’라는 부제로 진행된 공모전은 <내가 누린 코라드> <내가 누린 경주>의 두 가지 주제로 공모를 진행하였으며, 1·2차 심사를 거쳐 수상작이 선정되었다.
이번 청정누리 가을호에서는 <내가 누린 경주>를 주제로 선정된 작품을 만나보자.

시간의 모래시계를 뒤집다 : 경주에서의 3일

용인에 사는 50대 직장인입니다. 역사책 속 이야기들을 늘 동경하던 제가 마침내 아내와 초등학교 5학년 쌍둥이 남매(건호, 도윤)와 함께 경주로 향했습니다.
마침, 5학년 2학기, 학교에서 한국사를 처음 배우는 아이들에게 우리 역사에 대한 살아있는 생생한 체험교육도 필요하다고 생각하던 차에 여름휴가를 경주로 다녀오게 된 것입니다.
4시간여의 드라이브 끝에 도착한 경주에서 우리는 시간의 모래시계를 뒤집는 듯한 신비로운 경험을 했습니다.

첫날 아침, 차에 짐을 싣고 출발할 때부터 아이들의 흥분은 절정에 달했습니다. 가는 길에 건호가 태블릿으로 경주의 역사를 찾아보며 말했습니다. "아빠, 신라가 천년이나 존속했다는 게 정말 대단해요.
로마 제국보다 더 오래갔대요."
"그렇구나. 그럼 신라의 어떤 점이 그렇게 오래 유지될 수 있게 했을까?" 제가 물었습니다.

도윤이가 대답했습니다. "음…. 아마도 화랑도 같은 교육 제도? 아니면 골품제 같은 특별한 신분 제도 때문 아닐까요?"

아이들의 대화를 들으며, 이번 여행이 단순한 관광이 아닌 살아있는 역사 교육의 장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불국사에 도착했을 때, 주차장이 꽤 붐볐지만 다행히 자리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절 입구로 걸어가는 동안 갑자기 소나기가 내렸습니다. 우산을 펼쳤지만, 이미 옷은 흠뻑 젖었죠. 그런데 이상하게도 아무도 불평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도윤이가 "이 비가 수백 년 동안 이 돌들을 어떻게 변화시켰을지 궁금해요."라고 말해 우리 모두 감탄했습니다.
청운교와 백운교를 건너며 건호가 물었습니다. "이 다리들의 구조가 특이해요. 어떻게 이런 곡선을 만들었을까요? 현대 기술로도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좋은 질문이네. 우리 함께 알아볼까? 신라 시대의 건축 기술이 얼마나 발달했는지 살펴보자." 저는 제안했고, 우리는 안내판과 인터넷을 찾아가며 신라 건축의 비밀을 파헤쳤습니다.

점심으로 먹은 황남빵은 뜻밖의 즐거움이었습니다. 도윤이가 "이 빵의 유래가 궁금해요. 신라 시대부터 있었던 건가요?"라고 물었고, 우리는 함께 경주의 향토 음식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대릉원의 고분들을 보며 걸을 때, 건호가 문득 "왕들의 무덤이 이렇게 모여 있는 이유가 뭘까요? 현대의 국립묘지와 비슷한 개념인가요?"라고 물었습니다.
이 질문을 시작으로 우리는 고대 사회의 권력 구조와 현대 사회의 차이점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습니다.

둘째 날, 경주박물관으로 향하는 길에 잠시 길을 잃었지만, 내비게이션 덕분에 금방 찾을 수 있었습니다. 박물관에서 신라의 찬란한 유물들을 보며 아이들은 연신 질문을 쏟아냈습니다.
"이 금관들이 어떻게 이렇게 섬세하게 만들어졌을까요? 현대의 금세공 기술과 비교하면 어떨까요?" 도윤이의 질문에 우리 모두 깊은 생각에 빠졌습니다.
건호는 에밀레종과 성덕대왕신종을 비교하며 "두 종의 주조 기술에 차이가 있나요? 소리의 특성도 다를까요?"라고 물었습니다.
우리는 함께 안내 자료를 찾아보며 고대 금속 기술의 발전 과정을 추적해 보았습니다.

저녁에 들른 동궁과 월지에서는 예상치 못한 감동이 있었습니다. 수면 위에 비치는 야경을 보며 건호가 "이런 인공 연못을 만든 이유가 단순히 아름다움 때문만은 아니었을 것 같아요.
정치적인 목적이 있었을까요?"라고 물었습니다. 이 질문을 계기로 우리는 고대 건축물의 다양한 기능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마지막 날, 불국사 산신물 테마공원에서 페달톤을 타며 경주의 자연을 만끽했습니다. 도윤이가 "경주가 어떻게 자연과 역사 유적을 이렇게 잘 보존할 수 있었을까요?"라고 물었고, 우리는 문화재 보호와 관광 개발 사이의 균형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양동마을에서는 뜻밖의 만남이 있었습니다. 한 할머니께서 우리 가족에게 마을의 역사를 들려주셨는데, 아이들은 진지하게 경청하며 조선 시대 양반들의 생활 방식에 대해 질문을 던졌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4시간의 드라이브 동안, 우리 가족은 이번 여행의 의미를 되새겼습니다. 건호는 찍은 사진들을 정리하며 각 유적지의 특징을 요약했고, 도윤이는 새로 알게 된 역사적 사실들을 정리했습니다.
아내는 경주의 전통 요리 레시피를 찾아보며 집에서 재현해 볼 계획을 세웠고, 저는 이번 여행이 우리 가족에게 준 깊은 인사이트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경주에서의 3일은 우리 가족에게 단순한 관광이 아닌, 시간을 초월한 특별한 학습 경험이었습니다. 우리는 역사 속을 걸으며 현재의 우리를 돌아보았고, 미래를 향한 새로운 시각을 얻었습니다.
천년의 역사가 숨 쉬는 경주에서, 우리 가족은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고, 우리의 뿌리와 정체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제 경주는 우리 가족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 장소가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우리는 시간의 모래시계를 뒤집어 보았고, 그 안에서 우리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발견했습니다.
언젠가 아이들이 자라 자신들의 가족과 함께 이곳을 다시 찾는다면, 또 어떤 새로운 통찰을 얻게 될까요? 그 생각을 하니 벌써 가슴이 설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