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ild Up Fun
도예공방
시간을 즐기다
청정누리 음성으로 듣기
- 천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나만의 것
- 매일매일 바쁜 일상에 지치고, 스트레스 지수가 머리끝까지 차오름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해소할 방법을 찾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또 어떤 이들은 산책, 운동, 취미 활동을 통해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을
터득하기도 한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눈은 항상 TV나 컴퓨터, 휴대전화의 화면을 들여다보고 있고, 우리의 손에는 늘 컴퓨터 마우스와 휴대전화가 들려있다.
바쁘고 지치는 일상에서 벗어나 정서적인 안정을 찾고, 시간과 기다림을 즐길 수 있는 취미 활동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나의 여유를 찾고, 기다리는 설렘을 느끼며, 천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을 나만의 것을 가질 수 있는 도예를 시작해 보자.


경주의 하동 공예촌에 있는 세인도예연구소는 전시장과 체험장으로 나뉘어 있다. 먼저 전시장에 들어서면 현대 도자 미술을 하며, 이 도예연구소를 운영하는 기동규 작가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기동규 작가는 도자기를 조각하듯이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으며, 독일 소속 미술가로 활동하고 있다. 항상 새로운 기법을 연구하여 만들어 내는 작가의 동물 자기 작품들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어 이를 보며
어떤 동물과 비슷한지 맞춰보는 것도 재미다. 쾰른, 밀라노, LA 등 해외 각국에서 전시되었던 도자기 작품들은 물론 작가가 직접 빚어낸 생활 도자들도 많이 있으니 꼭 들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전시장 옆에 마련된 체험장으로 자리를 옮겨 도자기에 대한 짧은 강의를 듣는다. 도자기에 대한 역사, 흙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짧은 강의 끝에 반죽 덩어리를 큼지막하게 떼어주며 ‘상상 속의 동물’을
만들어 보라고 권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동물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상상력과 창의력이 더해진 나만의 동물 말이다. 반죽 덩어리를 앞에 놓은 체험자들의 머릿속이 잠시 멍해지는 듯했지만, 오물조물
손으로 반죽을 만져 각자 개성 넘치는 동물을 만들어 낸다.


다음은 본격적인 물레 체험이다.
먼저, 희망하는 생활 자기 용도와 디자인을 정한 후 물레가 돌아간다. 손을 어디에 두고 얼마큼 힘을 주어야 하는지 모르니 당황하기 일쑤다. 하지만, 걱정 마라. 기동규 작가의 친절한 설명과 시연에 초보자는
물론, 똥손도 금세 만들 수 있다. 머그컵, 요거트 볼, 샐러드 볼, 면기, 연필꽂이 등 다양한 생활 자기를 만들 수 있으니, 나에게 꼭 필요한 것으로 골라 만들면 된다.
나만의 생활 자기를 만들 때 ‘너무 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도자기가 구워질 때 크기가 작아진다고 하니 그것을 감안하고 만들어야 한다. 만드는 중간에 모양을 잡다가 반죽이 망가져도
실망하지 말자. 다시 하면 된다. 옆에서 계속 도와주니 마음 편하게 먹고 부드러운 흙 반죽과 쉬지 않고 돌아가는 물레에 손을 맡기기만 하면 된다.
완성된 자기는 체험 이후 작가가 직접 굽고 유약 칠을 한 후 집으로 배송된다.
도자기는 천 년이 지나도 그 모습을 간직한다. 도자기로 빚어지기 전 흙일 때에는 어떤 형태로도 만들어질 수 있다는 무한한 가능성을, 그리고 도자기로 만들어진 후에는 천 년의 시간도 견딜 수 있는 무한한
시간을 가진다. 실제로 연구에 따르면 도예 활동은 뇌의 우반구를 자극하여 창의력을 높이고, 반복적인 손놀림은 명상의 효과와 비슷한 긍정적인 정신적 효과를 가져오며, 굉장한 집중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일상의 고민이나 스트레스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공장에서 만들어 시중에 파는 그릇이 아닌 나만의 그릇을 만들고, 내가 만든 하나뿐인 그릇을 다른 사람에게 선물하는 것은 굉장한
성취감도 느낄 수 있게 한다.
흙에서부터 시작하여 내 손으로 직접 만든 그릇에 식사하고, 차를 마시고, 꽃을 꽂아 두는 등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도예를 이번 가을에 경험해 보면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