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사성폐기물의 발생원은 매우 다양하다. 현재 가동 중인 25기의 원자력발전소를 비롯해 원전연료가공회사, 병원, 산업체, 연구기관 등 여러 경로를 통해 발생한다. 이러한 방사성폐기물을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해 발생 - 처분 - 처분시설의 폐쇄 후까지 일련의 프로세스 전체에 걸쳐 각 폐기물의 현황을 기록하고 확인해야 한다. 이를 위해, 2008년 최초 시스템을 구축하여 운용되어 온 ‘폐기물추적관리시스템(WTS: Waste Tracking System)*’으로, 마치 택배를 시키면 배송 조회를 하여 택배의 위치를 확인하듯 방폐물의 운반 및 처분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원자력안전법 제67조(기록과 비치)에 근거하여 방폐물의 발생부터 운반, 검사, 처분까지의 모든 과정을 추적 관리하는 정보관리시스템
최근 물류업계의 가장 큰 화두는 정보와 속도이다. 택배 트래킹 시스템이 보편화되며 운송장 번호만 있으면 보내는 사람과 수령인 모두 자신의 물품이 어디에서, 어떻게 배송되고 있는지를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다.
특급배송, 하루배송, 로켓배송, 당일배송, 샛별배송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빠른 배송 전쟁도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 이후 택배와 배달음식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세 속에 더욱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여기에는 장거리·장시간 운송에 취약했던 신선식품을 생산지부터 소비자까지 빠르게 전달하는 콜드체인 시스템의 발전이 큰 몫을 하고 있다.
방폐물추적관리시스템은 이렇게 고도화되고 있는 택배 물류 시스템의 방사성폐기물 버전이라 할 수 있다. 방폐물의 발생부터 운반, 검사, 처분을 비롯해 처분시설 폐쇄 이후까지 완벽하게 추적·관리하는 시스템이다. 또한 신선식품의 배송 과정에서 품질과 신선도를 유지하는 콜드체인처럼 방폐물의 방사성물질 누출을 완벽히 차단하는 품질보증 절차도 중요한 특징 가운데 하나이다.
폐기물추적관리시스템의 기능은 크게 ▲이력추적관리 ▲문서관리 ▲통계 및 정보로 나뉜다.
▲이력추적관리는 방사성폐기물 발생에서 처분까지 일련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이력 정보를 입력해 추적하고 관리하는 것이다. 등록되어 있는 방폐물 포장 번호를 클릭하면 방폐물 상세정보에서 기본정보, 일반특성, 폐기물 형태, 포장물의 특성까지 확인할 수 있다. ▲문서관리는 단계별 이력관리와 연계하여 방사성폐기물 단계별 관리 과정에서 생산되는 문서 전체를 저장하고 조회하는 시스템이다. 이를 이력추적관리와 연계하여 이력단계별로 문서를 조회할 수 있다. ▲통계 및 정보는 먼저 특성규명*, 검사, 운반, 저장, 장입**, 처분 등 방사성폐기물의 단계별 운영현황을 조회하고 사용자가 원하는 항목을 선택하여 통계를 분석하는 기능과 처분고별 총 방사능량, 핵종별 농도를 사용자가 지정한 일자 기준으로 분석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특성규명 : 각 방사성폐기물의 폐기물 형태, 포장용기, 포장물의 종량 및 크기, 핵종 및 방사능 농도 등 특성항목에 대해 확인하는 것
장입 : 처분용기에 처분대상 방사성폐기물 드럼을 크레인 등을 이용하여 넣는 것
KORAD는 이렇듯 폐기물추적관리시스템을 통해 사용자 요구에 맞게 방폐물 현황을 조회하고 자료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여 면밀하게 방사성폐기물을 관리하고 있다.
폐기물추적관리시스템은 이제 1단계 동굴처분시설 뿐만 아니라 2단계 표층처분시설 운영에 대비하여 시스템을 개선하고자 하고 있다. 처분용기를 사용하는 동굴처분시설과 달리 표층처분시설은 개별드럼 단위로 처분하기 때문에 이를 시스템에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운반 및 처분 시뮬레이션, GPS 및 바코드를 이용한 운반 및 처분관리, RFID를 활용한 드럼정보 인식 등 기능을 개선할 예정이다. 또한 가을호 방폐물미래기술[바로가기]에서 소개했듯 딥러닝과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내용물의 종류와 특성을 자동판정하는 방사성폐기물 무인 자동화 검사 기능을 시스템에 적용하고자 한다.
방사성폐기물 발생단계부터 인수, 처분에 이르는 전 과정을 추적하여 더욱 안전하고 신뢰도 높은 원자력 에너지 시대를 열어가고자 하는 KORAD의 미래기술 개발이 과연 어디까지 진화할 수 있을지, 큰 기대 속에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