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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줄
겨울 간식 10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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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츠러드는 겨울,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줄
겨울 간식 10선

추위에 자꾸만 움츠러드는 겨울, 이불 밖은 위험하다며 집 안에서 모든 일상을 보내려 하는 이들에게 특별한 간식을 추천한다. 꽁꽁 얼어버린 몸에 따스한 온기를 전해주는 간식 한 점이면 겨울의 추위가 두렵지 않다. 겨울에 먹으면 더욱 맛이 깊어지는 특별한 간식을 만나보자.

 

노랗게 익어가는 손가락, 귤

두꺼운 이불 안에서 커다란 바구니에 담긴 귤을 손이 노랗게 익어갈 때까지 까먹은 어린 시절의 추억. 귤은 언제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겨울 대표 과일이다. 귤은 온도와 습도가 일정한 환경에서 잘 보관될 수 있기에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크지 않은 겨울에 많이 소비된다.

귤은 칼로리가 낮을 뿐만 아니라 비타민 C가 풍부해 감기 예방에 효과가 있다. 더불어 신진대사를 원활히 하여 피부와 점막을 튼튼하게 하는 효능도 있어 면역력이 떨어지는 겨울철에 먹으면 제격인 과일이다.

과실 하나의 크기가 그렇게 크지 않아 부담 없이 하나씩 먹을 수 있으며, 하나씩 까먹다 보면 어느새 포만감이 느껴지는 과일이다. 손으로 껍질을 제거해 먹기도 하지만, 즙을 내서 먹기도 하며, 껍질은 말려서 진피(陳皮)라는 약재로 사용한다. 진피는 주로 차로 달여 마시는데, 부기를 해소하고 가래와 기침을 진정시키는 등 기관지 건강에 도움을 준다.

남녀노소 누구나 사랑하는 겨울 대표 과일이지만, 귤에는 소량의 수산이 함유되어 있어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신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신장이 좋지 않은 환자는 섭취를 주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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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을 데워주는 뜨끈한 온기, 호빵

모락모락 김이 올라오는 호빵을 후후 불어가며 조심스레 손바닥 위에 올려놓는다. 너무 뜨거워 양손으로 저글링 하듯, 김을 식혀가며 한 입 베어 물면 속이 뜨끈해지며 온기가 몸 전체를 감싸는 경험을 할 수 있다.

호빵은 겨울이면 길거리에서, 편의점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겨울 대표 간식이다. 지금은 호빵이라는 단어가 고유명사로 사용되고 있지만, 호빵은 삼립식품에서 출시한 찐빵의 상표명이었다. 찐빵은 팥이나 야채, 피자 등 속을 넣어 김에 쪄먹는 빵으로 이제는 호빵이라는 이름이 보통명사처럼 굳어져 사용되고 있다.

‘뜨거워서 호호 불어먹는다’, ‘온 가족이 호호 웃으며 함께 먹는다’는 의미로 호빵이라 이름 지어진 찐빵은 겨울이 되면 길거리 곳곳에서 쉽게 만나볼 수 있다. 살을 엘 것 같은 추위가 무섭다면, 뜨끈한 호빵을 손에 쥐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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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세권을 탄생시킨 특별한 맛, 붕어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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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를 닮은 빵 안에 달콤한 팥이 듬뿍 들어가 있다. 추위에 종종걸음을 걷다가 익숙한 냄새에 걸음을 멈추고 산 붕어빵 한 봉지가 가족들과의 행복한 추억을 선사한다.

겨울철 대표 길거리 간식, 붕어빵은 19세기 말, 일본에서 유행하던 타이야키라는 풀빵을 한국의 정서에 맞게 현지화한 음식이다. 밀가루 반죽에 팥을 넣고 한국인에게 친숙한 붕어 모양으로 구운 빵으로 최근에는 팥뿐만 아니라 커스터드나 초코, 피자토핑 등을 넣는 식으로 레시피가 다양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길거리에서 손쉽게 볼 수 있는 간식이었으나, 최근에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코로나19 영향으로 노점에서 붕어빵을 찾아보기가 힘들어졌다. 붕어빵 노점 인근에 사는 게 동네 프리미엄이라는 뜻에서 붕어빵과 역세권이 합쳐져 붕세권이라는 신조어도 만들어졌고, 아예 붕어빵 노점 위치를 알려주는 전용 어플도 등장했다.

겨울에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간식, 붕어빵을 만난 하루, 행운이 함께할 것이다.

겨울의 쓸쓸함을 날려줄 어묵과 물떡

차가운 날씨에 우리는 본능적으로 체온을 높여줄 뜨거운 음식을 찾는다. 힘겨운 일상을 끝내고 추위로 얼룩진 퇴근길, 길거리에서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어묵 국물을 한 사발 들이켜면 하루의 피로가 싹 날아간다. 여기에 푹 익어 흐물흐물해진 어묵을 한 입 베어 물면 어떤 진수성찬도 부럽지 않다.

으깬 생선 살과 전분, 혹은 밀가루나 쌀가루를 뭉쳐서 만든 어육 가공 음식, 어묵은 고소한 맛이 인상적인 겨울 대표 간식이다. 국물 안에서 푹 익은 어묵에 짭조름한 간장이 더해지면 금상첨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꼬치가 쌓여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어묵이 유명한 부산과 인근 지역에서는 어묵 국물을 활용하는 물떡도 있다. 어묵 국물에 가래떡을 푹 익힌 물떡은 가래떡 특유의 쫄깃함을 조금 덜하고, 여기에 짭조름한 어묵 국물을 한 사발 더한 부산의 명물이다. 부산과 인근 지역에서만 만날 수 있는 간식이기에 겨울철 부산을 방문한다면 꼭! 물떡 하나쯤은 먹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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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과일, 딸기

화려한 빨간색 과실이 겨울이면 유난히 반짝반짝 빛이 난다. 뜨끈한 방 안에서 온 가족이 둘러앉아 TV를 보며 하나씩 입으로 가져갔던 겨울 대표 과일, 딸기다.

본래 딸기는 제철이 늦봄에서 초여름인 과일인데, 온실재배가 발달한 이후 겨울 딸기가 보편화되어 지금은 모두 딸기를 위해 겨울을 기다린다. 유명한 베이커리에서도 가지각색의 딸기케이크를 앞다투어 선보이며 겨울 시즌을 맞이한다.

딸기케이크, 탕후루 등 여러 딸기 디저트도 좋지만, 시장이나 마트에서 구매한 딸기를 소금물로 씻어 바로 먹어도 좋다. 입맛이 없거나 우울할 때, 그 특유의 달고 상큼한 과실을 한입 베어 물면 절로 미간이 모이고 행복해진다.

야외활동을 하기 힘들고 해를 보기 어려워 기분이 가라앉기 쉬운 겨울, 맛도 좋고 영양도 만점인 딸기로 기분 전환을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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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바람 속에서 만끽하는 달콤한 맛, 군고구마

예부터 기근이 심하거나 먹을 것이 없을 때, 우리의 입을 달래준 국민 간식, 고구마다. 포일로 싸서 바짝 구워낸 고구마를 하나씩 까먹다 보면 어느새 이마와 목덜미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 흐른다. 노란색 속살이 겨울바람을 마주하면 먹기 딱 좋은 온도로 식혀져 식욕을 자극한다.

칼륨과 베타카로틴, 비타민 A, C, 식이섬유 등 수많은 영양소를 다량 함유하고 있어 면역력 향상과 소화, 혈관 건강에 좋은 고구마는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할 때 당분이 높아져 겨울에 특히 맛이 좋다.

과거에는 고등학생, 대학생들이 겨울방학 아르바이트로 리어카를 끌고 군고구마 장사를 했을 정도로 겨울철 대표 간식으로 이름 높았지만, 고구마 가격이 상승하면서 이제는 보기 힘든 풍경이 되어 버렸다.

군고구마의 퍽퍽함, 김치의 매콤한 맛, 아삭한 식감이 궁합이 좋아 김치와 함께 먹으면 좋고, 구운 계란, 우유를 곁들이는 것도 좋다. 최근에는 고구마의 종류가 다양해져 기호에 맞춰 색다른 맛을 즐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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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짠의 매력을 품은 간식계의 국밥, 계란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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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 올라오는 흰자를 한 입 베어 물면 안에서 수줍은 노른자가 고개를 들이민다. 풀빵 위로 소복이 올라온 흰자와 노른자가 입맛을 자극한다.

계란빵은 계란을 통째로 넣고 구운 빵이다. 짭짤한 계란과 달달한 빵 반죽이 어우러져 환상의 조화를 이루는 빵으로 단짠의 매력이 한껏 녹아있는 겨울철 대표 간식이다. 보통의 빵이 갓 구워냈을 때 맛이 제일 좋고, 시간이 지나 빵이 식으면 맛이 떨어지는 것과 달리, 계란빵은 시간이 지나도 축축해지거나 맛이 크게 떨어지지 않아 겨울에 먹기 좋다.

1개만 먹어도 배가 든든해지는 간식계의 국밥. 1984년 인하대학교 후문 근처에서 처음 팔기 시작한 빵으로 팥빵을 싫어하는 학생들을 위해 팥 대신 계란을 넣어 만든 것이 시작이었다고 한다. 과거에는 길거리에서 붕어빵과 함께 흔하게 볼 수 있는 대표 간식이었으나, 계란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지금은 쉽게 보기 힘든 빵이 되어버렸다.

기름기 그득한 냄새, 호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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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의 현란한 손놀림으로 둥그런 반죽이 철판 위로 다이빙한다. 누르개로 한번 눌러주면 우리가 익히 아는 손바닥 크기의 호떡이 탄생한다. 지글지글. 기름 굽는 소리와 함께 완성된 호떡 냄새는 겨울바람을 뚫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코에 스며든다.

쫄깃하고 바삭한 식감에 달콤한 맛이 더해진 호떡은 오랑캐 ‘호(胡)’와 우리말 ‘떡’이 합쳐진 이름이다. 이름 그대로 호떡은 오랑캐, 즉, 중앙아시아와 아랍에서 주로 먹던 음식에서 유래했다. 서역인들이 먹던 떡이 실크로드를 통해 중앙아시아와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로 들어왔고, 이를 우리 입맛에 맞게 현지화시킨 것이 바로 호떡이라는 것이다.

호떡은 강력분으로 반죽을 만들고 그 안에 여러 가지 소를 넣어 기름에 튀긴 음식으로 보통 설탕과 견과류로 소를 만들지만, 최근에는 땅콩, 해바라기씨, 호박씨, 야채, 치즈 등 다양한 재료로 소를 만들어 이색적인 맛을 선사하고 있다.

녹차가루, 찹쌀가루 등을 섞어 반죽하는 집도 많아 지역마다 색다른 호떡을 만날 수 있다.

맛과 영양을 모두 잡은 간식, 군밤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불어. 연평바다에 어허라 얼싸 돈바람 분다, 얼싸 좋네. 아 좋네, 군밤이요. 에헤라, 생률 밤이로구나.’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은 불러봤을 경기민요, 군밤타령이다.

타닥타닥. 검게 그을린 밤들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자꾸만 튀어 오른다. 수북이 쌓인 군밤을 후후 불어가며 하나씩 까먹다보면 어느새 겨울의 추위는 뒷전이다.

군밤은 이름 그대로 밤을 불에 구워서 익힌 간식이다. 민요로 남아있을 정도로 오랜 옛날부터 우리 민족이 즐겨 먹었던 겨울철 대표 간식으로 군밤은 야들야들한 식감에 고소한 맛이 매력적인 음식이다.

동의보감에서는 밤을 기를 북돋아 주고 위와 장을 든든하게 만들어 주는 식재료로 기록하고 있다. 영양학적으로도 탄수화물과 지방,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 등 5대 영양소가 골고루 갖춰진 완전 영양 식품으로 맛과 영양을 모두 챙길 수 있는 간식이다. 집에서도 에어프라이어를 이용하면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지만, 껍질에 꼭 칼집을 내거나 벗겨야 밤이 터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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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궁합을 자랑하는 겨울 간식, 찹쌀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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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내린 것처럼 하얀 떡 안에는 갈색의 팥앙금이 듬뿍 들어있다. 쫀득쫀득하고 말랑한 식감이 혀를 자극하고 고소한 팥이 식욕을 돋운다. 간혹 팥앙금에 숨겨진 견과류를 씹으면 마치 보물이라도 찾은 듯한 행복도 느낄 수 있다.

찹쌀떡의 주재료인 찹쌀과 팥은 한의학적으로 궁합이 뛰어난 식재료다. 찬 성질을 가진 팥이 기운을 아래로 끌어내리고 소변을 배출시키며, 따뜻한 성질을 지닌 찹쌀이 위장을 보호하고 소변이 지나치게 배출되지 않도록 막아준다. 더불어 찹쌀을 제대로 소화하기 위해서는 비타민 B1이 필요한데, 팥에 이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소화를 돕는다.

찹쌀반죽과 팥앙금만 있으면 집에서 쉽게 만들 수 있고, 반죽에 색이 첨가된 고구마를 넣으면 노랗거나 붉은 찹쌀떡을 만들 수도 있다. 최근에는 찹쌀떡을 구워서 바삭하고 쫄깃하게 먹는 색다른 레시피가 유행하기도 했다.

식감이 좋고, 맛도 좋은 음식이지만 피가 매우 질기고 찰져서 제대로 씹지 않거나 빨리 먹으면 목에 끼는 경우가 종종 있으니, 꼭꼭 씹어서 삼키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