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이하 KORAD)은 국내에서 발생하는 방사성폐기물(이하 방폐물)의 운반부터 저장, 처리 및 처분, 기술 연구, 환경평가 등 방폐물의 안전하고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수반되는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 중 여러 현상에 대한 시나리오를 개발하여, 운영 중인 처분시설부터 건설되고 있는 처분시설까지 안전하게 방폐물을 관리할 수 있도록 치밀한 전략을 세우는 부서가 있다. 바로 선제적 업무로 KORAD의 길잡이가 되어주는 안전평가팀이다.
안전평가팀은 방폐물 유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방사선에 의한 피해, 방폐물 누출로 인한 오염, 방폐물 처분 후 처분시설 내부 특성에 따른 방폐물의 변화, 자연재해 또는 사고로 벌어질 수 있는 방폐물 위험으로부터 국민과 자연을 보호할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안전성을 평가하는 여러 과제를 수행한다.
안전성평가를 한마디로 말해보자면,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상황을 가정하여 방폐물 처분시설의 성능을 평가하고 환경 및 인류에 미치는 영향을 살피는 것이다. 최적의 설계안을 제시하기 위해 현상학적 분석, 시나리오 개발, 방사선 영향평가 등 평가 절차를 반복 수행하며, 이를 통해 가장 안전한 결과를 도출한다.
안전성평가 프로세스를 살펴보면, 현상분석은 건설 전부터 폐쇄 후까지 방폐물 처분 환경에 영향을 주는 열, 수리, 역학, 화학, 방사선적 영향을 복합적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 사일로에서 인공 구조물을 이용해 처분된 방사성 핵종*들이 자연 상태에서 틈이 생기거나 유출될 경우 지하수, 암반, 인공 방벽 등 어떤 경로로 이동하는지 이에 대한 현상들을 평가하는 것을 현상분석이라고 한다.
방사성 핵종 : 핵종(원자) 중 방사능을 갖는 것
현상분석이 끝나면 이를 토대로 운영 중 평가와 폐쇄 후 평가로 나누어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개발한다. 예를 들어 300년 이후 폐쇄지역이 완전히 자연 상태가 되었을 시 사람들이 이곳에 집을 짓거나 지하수 등을 개발하면 미치게 되는 영향 등을 가정하여 시나리오를 만든다.
안전성평가 시나리오가 완성되면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방사선영향평가인 선량평가가 진행된다. 운영 중과 폐쇄 후 처분고에서 누출된 핵종이 인간에게 미치는 방사선적 영향을 추정하는 과정이다.
안전평가팀이 올해에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한 업무는 1단계 동굴처분시설에 처분되는 드럼당 핵종의 농도를 높이고자 한 것이다. 현재는 드럼에 넣을 수 있는 한계를 저준위로 제한해 놓았기 때문에 중준위가 들어갈 수 있도록 처분농도 재설정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의 심사는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으며,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최종 인허가가 남아있다. 이것이 통과되면 더 효율적인 중·저준위방폐물 처분을 기대할 수 있겠다.
또한 환경분야 표준개발 업무에 있어서 큰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지난 3월 지하수 분야 국가표준(KS) 및 국제표준(ISO) 대응을 지원하는 표준협력기관으로 지정되어 KORAD의 지하수 분야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2023년 한 해 동안 국제표준(ISO)에 부합하는 국가표준(KS) 6건을 제정하는 성과를 달성하였다. 이는 처분시설 안전성에 대한 국민 신뢰를 높이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11월 16~17일 2023년 환경분야 국가표준 지하수 전문위원회 워크샵을 열어 공단에서 수행한 지하수 분야 활동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또한 안전성평가에 필요한 과학적·기술적 근거를 도출하기 위해, 처분시설 구조물 장기거동 실험을 하고, 대기 및 지하수를 통한 핵종 이동으로 발생하는 주변 환경 영향 평가도 진행 중에 있다.
이 외에도 처분시설 건설현장에서 안전평가와 연결되는 기술적 문제가 발생할 때 지원하는 것도 안전평가팀의 업무 중 하나이다. 예를 들어, 현장에서 특정 기체의 측정값이 높게 나올 경우가 있다. 이 측정값이 지속적으로 높게 나올 경우, 환경과 인간에게 어떤 안 좋은 영향이 있는지 이런 것들을 현상분석을 통해 예측하고, 그 이후에 선량 평가를 거쳐, 현장에 기술을 지원하는 것이다.
이러한 내용들이 어렵게만 느껴지겠지만, 안전평가팀의 업무에 있어 가장 중요한 원칙을 기억하면 되겠다. 바로 ALARA(As Low As Reasonably Achievable)원칙이다. 이는 1977년 방사선 방호의 최적화 원칙으로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CRP)가 확립한 개념이다. ‘모든 피폭은 사회적·경제적 요인을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달성 가능한 한 낮게 줄여야한다.’는 방호 철학, 이를 위해 안전평가팀은 지금도 달리고 있다.
방사성폐기물 관리사업에서의 안전성평가는 수행하는 인원 모두가 전문기술과 지식이 요구된다. 별도의 용역 없이 직접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초반에는 용역을 통해 진행하기도 했지만 비용 지출 면에서 많은 부담이 되었으며, 방폐물 분야의 연구는 아직 많은 제한이 있기에 2012년부터 직접 수행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게 되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안전성평가 인력을 확보하였고, 국내 및 해외 유관기관과 기술 교류부터 공동 연구에 이르기까지 안전평가팀의 팀원들이 직접 진행하고 있다.
정재열 안전평가팀장과 인터뷰를 통해 일반적인 업무와 차별화되는 안전평가 업무의 특성을 들어 볼 수 있었다.
“방폐물 안전성평가는 방사능 물질의 특성, 확산 및 전이 경로, 방사능 물질의 물리학적, 화학적 특성 등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인간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해야 하기에 의료적인 지식까지 있어야 안전성평가를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이 단순하게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기준에 따라서 운영되고 있는 거죠.
또한 방사능 물질의 이동 및 영향에 대한 높은 수준의 전문 지식이 필요합니다. 방폐물은 방사능 물질의 반감기가 매우 긴 장반감기 핵종을 포함하기 때문에 단기적인 운영 중 평가뿐만 아니라 처분시설 폐기 후 1,000년 이상 100만 년까지의 환경을 예측하여 장기적인 안전성평가와 관리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안전성평가는 장기 또는 단기간에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불확실성 요소를 다루어야 합니다.
이러한 불확실성은 지진, 인간 행동 등 다양한 변수에 의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러한 모든 방폐물 안전성평가 과정은 물리학, 화학, 환경과학, 공학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과 통합되어야 합니다. 이는 특정 분야에 종속되지 않고 다양한 전문가들과의 협업이 필요함을 의미합니다.
마지막으로 안전성평가는 국제적인 안전 기준과 규제에 따라 수행되어야 합니다. 이는 국내 및 국제적인 법규 및 규제를 준수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종합적으로 볼 때, 방폐물 안전성평가는 고도의 전문 기술, 장기적인 평가 및 관리, 불확실성 관리, 다양한 분야와의 통합, 법규 및 규제 준수가 필요한 업무로 다른 일반적인 업무와 차별화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장기적인 미래를 바라보면, 안전평가팀은 운영 중인 1단계 동굴처분시설, 건설 중인 2단계 표층처분시설을 넘어 향후 3단계 매립처분시설 및 4단계 처분시설까지 총 80만 드럼을 수용할 수 있는 복합처분시설에 대해 안전성평가를 진행해야 한다.
각 처분시설이 함께 운영되면, 시설 간 간섭되는 방사선적 영향을 고려해야 하는 복합시설 안전성평가가 필요한 상황이다. 예를 들어, 2단계 표층처분시설을 건설할 때, 1단계 동굴처분시설과 핵종이 유출되는 경로들이 겹칠 수도 있기에 겹치는지 겹치지 않는지를 확인해야 하고 기체가 나올 경우, 한데 섞일 수도 있기에 1단계 동굴처분시설까지 고려하여 평가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안전평가팀의 역할은 복합처분시설을 고려한 안전성평가 모델의 정교화라고 생각합니다. 보수적으로 가정한 입력 자료나 가정 사항들을 현실화하여 처분시설의 여유도를 확보하는 것이 우리 팀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다가올 미래, 다양한 변수를 계산하여 안전의 지속성을 이끌어가는 안전평가팀. KORAD의 방폐물 관리사업의 근간이 되는 그 활약을 계속해서 지켜보자.
우리 팀원들이 각자 업무에서 최대한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려 하기 때문이다. 팀원들이 나를 그렇게 느낄 수 있도록 앞으로도 계속 노력할 것이다.
반복되는 인허가 업무에 항상 지치고 예민하기 쉬운 동료들에게 잠깐이라도 여유를 주고 싶기 때문이다.
나는 안전평가팀의 일개 직원이지만 주어진 책임은 크다고 생각한다. 일이 되면 당연하다 생각하지만 안되면 회사 운영이 불가하기 때문이다.
하루의 시작을 함께하고 다양한 레시피로 변화하는 커피처럼 팀원들과의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새로운 도전을 즐긴다.
여기, 저기 안전평가팀의 다양하고 많은 업무들 사이에 끼어있기 때문이다. 나를 필요로 하는 업무가 많은 만큼 항상 열정적으로 임하고 있다.
입사 이후로 안전평가 업무에서 벗어난 적이 없어서 안전평가에 대한 역사와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모두 알고 있다.
최근 복직 후 처음 맡은 업무가 많다. 안전평가팀은 도전정신을 가지고 처분시설의 안전성을 입증해야 하는 부서이다. 다 같이 파이팅!!
우리 팀의 업무를 보면 항상 이것부터 생각해야한다. Why!? 그리고 그 답을 찾아야 한다.
내가 필요할 땐 4156으로 연락하면 된다. 우리팀 내부적으로는 물론 다른 부서와 우리팀을 유기적으로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사소하지만 없으면 업무 수행이 안 되는 것이 바로 사무용품이다. 늘 필요한 자리에서 다양한 역할로 활약하고자 한다.
서로 다른 두 물체를 죄고 붙이는 볼트와 같이 안전평가는 처분시설의 설계 및 운영에 꼭 필요한 사항이기 때문이다. 나도 팀의 볼트로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공단 외부에서는 없어도 큰 불편을 못 느끼지만 공단 내부에서는 없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