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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UTIFUL CITY & LIFE
경주 테마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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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만든 걸작, 경주 일출 여행
툭, 자연이 선물을 건넨다. 올 한해 수고했다며, 다가오는 해엔 더 잘 살 거라 속삭인다.
떠오르는 태양, 짭조름한 바람, 잔잔하고도 거친 파도의 시간을 견뎌낸 걸작, 경주 일출 여행을 떠나보자.

자연이 구 할을 책임지고 사람의 온기로 완벽해진 코스다. 하루 두 번 수평선을 오가는 해는 2022년을 보내고
2023년을 데려온다. 눈 부신 태양이 주상절리 표면에, 송대말 소나무 군락지에, 감은사지 삼층석탑에 닿을 때의
환희를 느껴보시라. 희망찬 계묘년이 가까이 다가왔다.
파도소리길 곁에 경주양남주상절리
읍천항부터 하서항까지 1.7km 길이의 ‘파도소리길’이 첫 코스다. 읍천항의 상징물인 ‘ㅇ, ㅊ, ㅎ’ 포토존이 출발점. 해안데크를 따라 걷다 보면 천연기념물 제536호 양남 주상절리 군이 이어지는데, 2012년 양남면 읍천리에 있던 군부대가 철수하면서 일반인도 이렇게 가까이 접근할 수 있게 됐다.
왕복 1시간 거리의 해안 산책로는 지루할 틈이 없다. 동해바다를 배경으로 출렁다리, 하트해안, 주상절리 전망대, 부채꼴 주상절리, 양산할배 바위, 누워있는 주상절리 등을 차례로 만난다. 자연이 만든 조각이 신기할 따름이다.
주상절리는 주로 화산암에서 형성되는 육각기둥 모양의 돌기둥을 뜻한다. 현무암으로 이루어진 이 돌기둥들은 땅 속 깊은 곳에 있던 마그마가 벌어진 대지의 틈 사이로 솟아오르며 만들어진 것인데, 화산이 1000도 이상의 용암을 분출할 때 냉각과 수축을 반복하면서 생성된다.
그 중에서도 이곳 양남 주상절리는 그 발달 규모와 형태가 다양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부채꼴 주상절리는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기 힘든 사례로 알려져 있다. 파도소리길 중간에 위치한 전망대엔 주상절리의 형성과 경북동해안 국가지질공원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전시되어 있다. 4층 전망대에 올라, 수 만년의 세월이 만든 작품을 감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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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Info : 경주양남주상절리
<주소> 경북 경주시 양남면 동해안로 498-13
<문의 및 안내> 054-775-6366
<홈페이지> https://geotourism.or.kr/
모든 시름 떨쳐낼 경주문무대왕릉
양남주상절리에서 포항 방향으로 약 7km 남짓 떨어진 곳엔 일출명소로 널리 알려진 경주문무대왕릉이 있다. 대왕암을 일컫는 ‘문무대왕릉’은 세계 유일의 해중릉으로, 왜적을 막는 동해의 용이 되겠다던 문무왕의 구국정신을 그대로 보여준다.
짙푸른 동해 바다에 높이 솟아난 암석은 마치 네 개의 수문 같고, 대왕암해변 주변을 거처로 삼은 갈매기는 이를 지키는 수호조쯤 되어 보인다. 삼국사기에 기록된 문무왕의 유언을 들여다보면 ‘화려한 능묘란 한갓 재정 낭비며, 사람들의 힘만 수고롭게 한다’ 며 죽어서도 나라를 지키고자 하는 문무왕의 변치 않는 마음이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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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Info : 경주문무대왕릉
<주소> 경상북도 경주시 문무대왕면 봉길리 30-1
<문의> 054-779-8166
돌덩이가 내뿜는 역사의 묵직함,
감은사지
동해바다 문무대왕릉에서 차로 5분, 걸어서도 30분 안팎에 위치한 이곳 감은사 옛 절터에 도착하면 입이 벌어진다. 동서로 나란히 세워진 쌍탑의 위용과 장대함에 연신 감탄하며 ‘돌덩이’가 내뿜는 역사의 묵직함을 고스란히 느끼게 된다.
명작에는 해설이 따로 필요 없다 했던가. 유홍준 작가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도 언급했듯 감은사지는 감탄을 아낄 수 없다. 감은사는 682년 동해 어귀에 절을 짓고 싶었지만, 그 뜻을 못다 이룬 문무왕의 뜻을 이어받아 아들 신문왕이 완성시켰다.
절 이름도 부왕의 큰 은혜에 감사한다는 뜻이다. 감은사 금당 구들장 초석 구멍은 용이 된 문무왕이 왕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전해지는데, 지금도 감은사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감은사탑은 통일신라 시대에 유행했던 삼층석탑의 원형을 보여준다. 우리나라 삼층석탑 중 가장 큰 규모로 총 높이 13m의 웅장한 탑인데 안정성이 돋보인다. 각 부분이 하나의 통돌로 이루어진 게 아니라 여러 개 부분 석재로 조립되어 있다. 하늘을 찌를 듯한 찰주는 감은사지 아래 둔 턱에서 걸음을 옮길 때마다 그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밀당의 고수답다.
국보 제112호로 지정된 감은사지 동·서 삼층석탑을 뒤로한 채 절터를 한 바퀴 돌아 남아있는 주춧돌에 새겨진 글자에서 1300년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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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Info : 감은사지
<주소> 경북 경주시 문무대왕면 용당리 17
세월이 만든 액자, 전촌용굴
전촌항에서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만나는 전촌용굴은 해식동굴로 사룡굴과 단룡굴 두 개를 품고 있다. 사룡굴에는 동서남북 방위를 지키는 네 마리의 용이 살았다 전해지고, 단룡굴에는 감포마을을 지키는 한 마리의 용이 살았다는 이야기가 있다.
단룡굴은 깊진 않지만 기이한 형상의 동굴인데 바위의 약한 부분이 파도에 깎여 만들어졌다. 이곳은 원래 군사작전 지역에 속해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었던 곳이나 2015년 개방되어 알음알음 인생 샷 명소로 이름값을 하고 있다.
기회가 된다면 이곳에서 일출을 맞이해보시라. 동굴 사이로 떠오르는 해를 만나며 형용할 수 없는 감동이 밀려온다. 아직 군 시설이 남아있는 탓에 일몰 후엔 출입이 불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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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Info : 전촌용굴
<주소> 경북 경주시 감포읍 장진길 39
소나무가 펼쳐진 끝자락,
송대말등대
송대말등대 체험전시관은 일출 여행에서 결코 놓칠 수 없는 코스다. 송대말은 ‘소나무가 펼쳐진 끝자락’이란 뜻으로 수령 3~400년 된 해송 군락지가 등대 주변을 감싸고 있다. ‘사진 찍기 좋은 녹색명소’로 지정된 이유가 도착과 동시에 납득이 간다.
전시관은 ‘빛’을 주제로 총 5개 존으로 이루어졌다. 1층 전시관엔 황금어장이었던 감포항의 100년 역사와, 근대 감포 이야기, 송대말등대의 변천사가 설명되어 있고 2층에는 관람객이 직접 등대가 되어 감포 바다를 밝게 비춰보는 체험공간이 있다.
특히 포토부스에서 촬영한 자신의 사진이 영상으로 나타나 거울에 반사되어 무한한 공간으로 퍼져나가는 미디어아트 콘텐츠가 눈길을 끈다. 감은사지 3층 석탑을 형상화한 국내 유일의 한옥 등대이자, ‘국내 최초 헤리티지 아트체험’ 전시관이란 수식어도 지나칠 수 없지만, 해송 군락지에 앉아 동해바다를 보노라면 세상살이 온갖 시름이 파도에 부서져 내려가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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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Info : 송대말등대
<주소> 경북 경주시 감포읍 척사길 18-94
<문의> 054-744-3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