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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백부터 캐릭터 빵까지

브랜드파워 증명하는 ‘오픈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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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빵 없습니다”

최근 편의점 입구에서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는 문구다.
고작해야 천 오백 원짜리 빵의 품절을 거창하게 안내까지 해놓다니.
심지어 대형마트 앞에도 캐릭터 빵을 구매하기 위한 줄이 개장 전부터 길게 늘어서 있다.

세상에 없던 특별한 맛의 빵인가? 혹은 어마어마한 경품을 내건 복권이라도 들어있는 걸까?
모두 틀렸다. ‘오픈런’의 이유는 과거와는 다른 방식의 소비 욕구 자극에 있다.
천만 원대 가방에서 천오백 원짜리 빵까지
최근에는 제품의 흥행을 설명할 때 ‘품절’이나 ‘완판’이라는 말보다 ‘오픈런’이라는 표현이 더 자주 쓰인다.
오픈런의 사회적인 합의는 한 명품 브랜드를 계기로 이루어졌다. 해당 브랜드가 가격상승을 공지한 뒤 미리 ‘득템’하려는 소비자들이 새벽부터 백화점 앞에 줄을 섰고, 이후 개장(Open)과 동시에 매장으로 달려(Run)간 것이다.
이러한 진풍경이 알려지며 일반 대중에게도 오픈런이라는 말이 인식되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이러한 현상이 값비싼 명품을 소비함으로써 구매력을 과시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고 평가됐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오픈런은 명품뿐만 아니라 다양한 소비 영역으로 뻗어나갔다.
커피 전문점의 텀블러를 사기 위해, 캐릭터 빵을 사기 위해, 유명 연예인이 만들었다는 소주를 사기 위해 사람들은 오픈 전부터 매장 앞에 줄을 서고, 달리기 위해 운동화 끈을 질끈 매기 시작했다. 재력을 과시하기엔 저렴한 물건들임에도 말이다.
가격? 희소성?
도대체 뭐 때문에?
사람들이 오픈런을 마다하지 않는 소비재들은 다양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명품 브랜드 A의 핸드백은 쉽게 살 수 없는 비싼 가격임에도 한정된 개수만 생산되고, 커피 전문점 B의 굿즈는 매 시즌 새로운 시리즈가 한정판으로 출시된다.
인기가수가 출시한 C소주는 가장 ‘힙’한 인물이 만든 젊은 세대를 위한 소주라는 특징이 있고, 최근 화제가 된 캐릭터 빵은 150여 종이 넘는 스티커가 랜덤으로 들어있는 추억의 아이템이다.
하지만 설명을 들어도 새벽부터 줄까지 서며 살만한 이유로는 생각되지 않는다. 요즘 소비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성비’나 ‘가심비’와는 거리가 멀다. 게다가 한정판으로 출시되는 제품들이 한두 가지가 아닌데 특별히 해당 브랜드들만 사람들의 발길을 끄는 이유는 뭘까?
소장 욕구 불러일으키는
‘특이점’
오픈런의 주인공들은 모두 차별화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가졌다.
명품 브랜드 A는 명품계에서도 클래식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굳건히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커피 전문점 B는 프랜차이즈 카페임에도 문화를 파는 공간으로 인식되어 있다.
인기가수가 론칭한 C소주는 초기부터 감각적인 마케팅을 통해 기존 주류와 확연히 다른 제품 이미지를 구축했고, 캐릭터 빵의 본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스티커는 구매력 높은 2030들이 어린 시절 열광했던 제품이다.
비슷한 제품군 중에서도 독보적인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확립했기에 대체재가 없는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다.
브랜드 파워의
새로운 척도가 되다
재화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밤새 기다려서라도 갖고 싶은 제품이라는 것은 단순히 많이 팔렸다는 말과 전달되는 의미가 다르다.
이처럼 오픈런 현상은 충성도 높은 고객을 지닌 브랜드라는 증거가 되며, 현상 자체가 브랜드 파워를 증명하는 새로운 척도로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