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성에서 차로 20분 남짓 달리면 양동마을을 만난다. 도성 밖에 있는 반촌(班村)이다. 양동마을은 한국건축에서 최상의 입지 조건으로 꼽는 ‘배산임수’로 마을에 들어서면 명당의 기운이 느껴진다.
유교에서 말하길, 뛰어난 인물은 땅의 정기를 받아 태어난다고 하는데 허언은 아닌 듯하다. 마을에 터를 잡은 손소 선생을 비롯해 이조판서를 지낸 우제 손중돈 선생, 조선 성리학자 회재 이언적 선생까지 양동마을 출신이다.
한자 물(勿) 형세인 마을은 언덕바지에 가문 종택이, 그 아래 양반 가옥이 있고 하인들이 거주하는 초가집이 두르고 있다. 덕분에 조선 가옥의 전모를 보는 재미가 있다. 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집은 송첨 종택(서백당)이다. 마당에 550년을 훌쩍 넘긴 향나무가 고택과 역사를 같이 하고있는 서백당은 유교 이념이 정착되지 않은 조선 초기에 지어져 남녀 구분없이 별채와 사랑채가 하나의 공간에 있다.
양동마을은 산실방도 유명한데 앞서 말한 두 성현이 모두 이곳에서 태어났다. 우재 손중돈 선생의 관가정, 회재 이언적 선생이 중종에게 하사받아 지은 향단, 회재 부친이 기거한 무첨당과 가문을 대표하는 경산서당 등 의미있는 건축물이 많아 걸음을 아껴가며 관람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