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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준위방폐물 이야기
고준위방폐물 관리,
특별법에 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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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세대를 위해
현세대가 책임져야 할 숙제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가 주목하는 원전 강국으로 꼽히고 있다. 겉으로는 세계가 주목하는 원전 선진국이지만 내부 상황을 들여다보면 원전 가동을 중단해야 할지도 모르는 사태에 직면해 있다.
이미 가득 쌓인 원전의 사용후핵연료가 갈곳을 잃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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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부는 1980년대부터 방폐장 부지선정을 시도해 왔다. 그 과정에서 9차 시도까지 실패하는 등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민주적인 부지선정 공모와 주민 투표를 거쳐 방폐물 처분 부지 확보에는 성공했지만(경주 방폐장 운영, 2015~), 고준위 방폐물 처분장은 추후 국민의 공감대 형성하에 추진하기로 결정됐다.

2009년 방사성폐기물 관리법(2008년 제정)이 시행되었으며, 사용후핵연료 공론화 위원회(`13.10~`15.6)를 거쳐, 제1차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기본계획(`16.7)이 수립됐다. 이후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19.5~`21.4)를 운영하였으며, 재검토위의 권고안을 토대로 수립한 제2차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 기본계획(`21.12)이라는 큰 틀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지난 2년 동안 국회 차원에서 구체적인 제도로 법제화하고자 아래와 같이 특별법안을 논의 중이다.

의안명 대표 의원 제안일자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안 김성환
의원
2021-09-15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시설 등에 관한 특별법안 김영식
2022-08-30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및 유치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 이인선
의원
2022-08-31
출처국회 의안정보시스템
의안명 대표 의원 제안일자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안 김성환 의원 2021-09-15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시설 등에 관한 특별법안 김영식 의원 2022-08-30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및 유치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 이인선 의원 2022-08-31
출처국회 의안정보시스템

고준위방폐물 관리, 특별법에 답이 있다

고준위 특별법은 고준위방폐물의 운반부터 저장, 관리, 처분까지 전 과정을 체계적이고 안전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여러 사항을 담아야 한다. 부지 선정부터 유치 지역에 대한 지원 방안뿐 아니라 관리 기술 연구개발, 인력 양성 등 고려되어야 할 부분이 많다.

논의 중인 세 가지 법안들은 차이가 있어 합의가 필요하지만, 결국 모두 고준위방폐물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처분할 수 있도록 정책에 일관성과 연속성을 확보하고, 정부가 책임 있게 추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가장 민감한 사항인 부지선정에 대해 민주적이고 합리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3가지 법안 모두 구체적 절차를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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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유치 지역 지원에 대해서 2차 기본계획과 같이 '유치지역 지원위원회' 설치의 내용을 담았다. 특히 이인선 의원 안에서는 주민 수용성 제고를 위해 특별지원금 지급 근거를 별도로 규정하기도 하였다. 이 밖에 원전 내 저장시설 설치 시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지역지원을 의무화한다는 내용이 들어가, 원전 지역에서 핵심 쟁점이 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이미 대한민국은 세계의 원전 흐름에 뒤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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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Posiva

고준위 특별법이 왜 필요하며, 시급한가에 대해서는 지난 호에서 상세히 말한 바 있다. 현재 국내 원전은 2030년 한빛원전을 시작으로 습식저장시설의 포화가 예상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원전 내 건식저장시설의 확충이 필요하지만, 이 시설이 영구적인 고준위 방폐장이 될지도 모른다는 일각의 우려가 있다. 이러한 사람들의 우려를 지우기 위해서는 고준위 특별법이 원전 내 사용후핵연료 반출시점과 시설용량을 제시해 주어야 할 것이다. 이는 원전 지역의 사용후핵연료 저장이 고착화되지 않도록 하는 법률적 장치가 되어 줄 수 있다.

우리가 이렇게 지지부진을 면치 못하는 사이에도 세계 원전운영국들은 미래를 위해 나아가고 있다. 이 분야를 선도하는 핀란드는 남서부 발트해역의 올킬루오토(Olkiluoto)에 건설하고 있는 고준위 방폐물 영구 처분장을 내년부터 시운전할 계획으로, 2025년에는 세계 최초로 고준위 방폐물을 영구처분하고자 한다. 이 밖에도 여러 원전운영국이 이미 부지를 확보했거나 부지선정 과정 중에 있다. 우리나라도 더 이상 고준위 특별법 제정을 미룰 수만은 없다. 계속해서 고준위 특별법 제정이 지연된다면 국제적 차원에서 고준위 방폐장 확보는 현저히 뒤처질 것이 자명하다.

원전운영국의 고준위 방폐장 확보 추진현황
구분 중간저장시설 영구처분시설 구분 중간저장시설 영구처분시설
한국 부지선정前 캐나다 - 부지선정 中
미국 부지확보後
건설허가中
*TEXAS,
NEW MEXICO
부지확보後
사업중단
*MT. YUCCA
(10, 중단)
영국 SELLAFIELD,
DOUNREAY
*재처리시설 내 위치
부지선정 中
프랑스 LA HAGUE
*재처리시설
내 위치
부지확보
*MEUSE, HAUTE
-MARNE
스페인 부지확보後
건설허가中
*VILLRA DE CANAS
부지선정 前
중국 LNFC
*재처리시설내 위치
부지확보
*BEISHAN
스웨덴 CLAB 22년 인허가 得
*OSTHAMMAR
러시아 MCC, PA MAYAK
*재처리시설내 위치
부지확보
*NIZHNEKANSKY
체코 - 부지선정 中
일본 MUTSU
*23년부터 운영예정
부지선정 中 핀란드 - 25년 운영예정
*OLKILUOTO
독일 GORLEBEN 등 3개 부지선정 中 스위스 ZWILAG 부지선정 中
*NORDLICH LAGERN
제안
구분 중간저장시설 영구처분시설
한국 부지선정前
미국 부지확보後
건설허가中
*TEXAS,
NEW MEXICO
부지확보後
사업중단
*MT. YUCCA
(10, 중단)
프랑스 LA HAGUE
*재처리시설
내 위치
부지확보
*MEUSE, HAUTE
-MARNE
중국 LNFC
*재처리시설내 위치
부지확보
*BEISHAN
러시아 MCC, PA MAYAK
*재처리시설내 위치
부지확보
*NIZHNEKANSKY
일본 MUTSU
*23년부터 운영예정
부지선정 中
독일 GORLEBEN 등 3개 부지선정 中
구분 중간저장시설 영구처분시설
캐나다 - 부지선정 中
영국 SELLAFIELD,
DOUNREAY
*재처리시설 내 위치
부지선정 中
스페인 부지확보後
건설허가中
*VILLRA DE CANAS
부지선정 前
스웨덴 CLAB 22년 인허가 得
*OSTHAMMAR
체코 - 부지선정 中
핀란드 - 25년 운영예정
*OLKILUOTO
스위스 ZWILAG 부지선정 中
*NORDLICH LAGERN
제안

고준위 특별법 제정, 안전한 대한민국으로 가는 길

과거 처분장 부지선정 과정의 어려움에서도 엿볼 수 있듯이 고준위 방폐장의 건설은 아직 멀게만 보인다. 그래서 더더욱 특별법에 따라 투명하게 각 절차를 이행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소통 체계로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일을 시작한 사람이 그 일을 해결해야 한다는 뜻을 가진 '결자해지(結者解之)'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원전 혜택을 누린 우리 세대가 그에 따른 책임을 가져야할 것이다. 고준위 특별법이 통과하더라도 고준위 방폐장이 건설되고 운영되기까지는 장기 레이스이다. 하루 빨리 고준위 방폐물을 처분하기 위한 첫 단추를 끼워 미래 세대에게 안전한 대한민국을 넘겨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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