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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없는 유튜버?

‘나도 유튜버 해볼까?’ 모든 직장인들이 한 번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하는 말이다. 최근 영상 콘텐츠 플랫폼이 빠른 성장을 이루면서 ‘유튜버’라는 직업은 초등학생들에게는 장래 희망으로, 2030에게는 제2의 인생을 펼칠 수 있는 인기 직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보이는 직업적 특성상, 유튜버라고 하면 얼굴 공개가 기본이기 때문에 망설이는 이들이 많다. 소극적인 성격으로 부끄러움이 많은 경우, 혹은 현실의 누군가가 날 알아보는 것이 싫은 경우, 단순히 신상 노출이 꺼려지는 경우 등 이유는 다양하다. 유튜버가 꿈이지만 얼굴 공개가 부담되었던 이들에게 희소식이 있다. 바로 얼굴 공개 없이도 인터넷 방송을 할 수 있는 ‘버츄얼 유튜버’의 탄생이다.

버츄얼 유튜버란?

버츄얼 유튜버(Virtual Youtuber) 또는 버츄얼 스트리머(Virtual Streamer)라고 불리는 이들은 실제 자신의 모습이 아닌 2D, 3D로 제작된 가상 인물의 모습으로 유튜브 등 인터넷 방송을 진행한다. 카메라나 특수 장비를 통해 그 사람의 행동이나 표정을 대신 표현해주는 캐릭터는 가상 세계에서 보이는 또 다른 나로 ‘부캐’인 동시에 ‘페르소나’인 셈이다.
줄여서 브이튜버(VTuber), 버튜버라고도 부른다. 실제 사람이 모션캡처 장비를 통해 움직임을 따고 목소리를 더빙해 인간과 유사한 캐릭터를 만들고, 이 캐릭터가 일반적인 유튜버들처럼 시청자와 실시간으로 소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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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츄얼 유튜버의 시초

첫 버츄얼 유튜버는 2016년 11월 일본에서 만들어진 ‘키즈나 아이(キズナアイ)’로, 키즈나 아이가 스스로를 버츄얼 유튜버라고 소개하면서 이 용어가 생겨났다. 키즈나 아이가 크게 흥행하면서 유사한 버튜버들이 급증했는데, 대부분 일본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의 모습이다. 주로 3D 형태이지만 2D인 버튜버들도 있다. 버튜버들은 보통 유튜브를 통해 활동하지만, 인기를 끄는 버튜버들은 가상 공간에서 콘서트를 열거나 방송 출연을 하기도 하며, 일본에서는 코스프레 소재로 활용되기도 한다.
이처럼 버튜버들이 인기를 얻고 새로운 산업으로 떠오른 것은 기존 유튜버들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시청자의 호기심을 충족했기 때문이다. 시청자의 요청이 있으면 언제든지 캐릭터를 수정할 수 있는 등 시청자의 취향에 맞게 공급할 수 있다는 점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정부 기관에도 부는 버튜버 바람

지난 2월, 서울 강서구청 공식 유튜브 채널에 버츄얼 유튜버가 등장했다. 강서구 대표 캐릭터인 ‘새로미’를 의인화한 버튜버를 활용해 ‘브이록스’([V]loGs)라는 새로운 유튜브 콘텐츠를 선보였다. 전국 지자체에서 버튜버를 활용한 사례는 강서구가 처음인데, 버튜버 탄생 배경과 강서구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 '브이록스' 1편은 만화·애니메이션 등 서브컬처를 즐기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그동안 버츄얼 캐릭터라고 하면 비주류 서브컬쳐 문화로 여겨졌는데 지자체에서 시도한 것이 참신하고 놀랍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변화와 개성을 추구하는 MZ세대에게 눈도장을 찍기 충분했다.
버튜버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모션트래커 같은 VR 장비들이 꼭 필요해서 일반인들이 도전하기엔 어려움이 따랐다. 하지만 현재는 과거에 비해 일반인들도 쉽게 구할 수 있을 만큼 보급형 장비가 많아져서 누구나 시작할 수 있게 됐다. 낯설었던 메타버스가 이제 우리에게 익숙하게 다가왔듯이, 가상 캐릭터인 버츄얼 유튜버 역시 또 다른 자아 실현 도구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유튜버를 꿈꾸고 있었다면 도전해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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