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병원에서 쓰는 주사기·거즈 같은 일회용품이 방사선으로 멸균된다고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다 쓰고 버린 이 용품들도 전부 방사성폐기물이 되는 건가요?
A
결론부터 말하면 아닙니다. 주사기, 거즈, 수액 세트, 수술용 봉합사, 일회용 가운 등 우리가 병원에서 만나는 일회용 의료용품 상당수가 감마선이나 전자선을 이용한 '방사선 멸균'을 거치는 것은 사실입니다. 열에 약한 플라스틱 제품도 포장된 상태 그대로, 손상 없이 미생물만 없앨 수 있어 의료 현장에서 널리 쓰이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핵심은 여기에 있습니다. 방사선을 '쬐는 것'과 방사능을 '띠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라는 점입니다. 멸균에 쓰이는 방사선은 제품에 닿아 세균의 DNA를 파괴할 뿐, 제품 자체를 방사성 물질로 바꾸지 않습니다. 멸균이 끝난 제품에는 방사능이 남지 않으므로, 사용 후에도 방사성폐기물이 아니라 일반 의료폐기물로 분류·처리됩니다. 공단이 관리하는 의료 분야 방사성폐기물은 이런 멸균 용품이 아니라, 핵의학 검사·치료처럼 방사성동위원소(RI)를 직접 사용하는 과정에서 오염된 물품입니다.
방사선 멸균, 왜 쓸까?
01
열·화학 처리가 어려운 정밀 의료기기와 플라스틱 제품에 적합
02
포장된 상태 그대로 멸균해 재오염 위험이 없음
03
화학 약품을 쓰지 않아 잔류물이 남지 않음
-> 이런 장점 덕분에 전 세계 일회용 의료기기 멸균에 폭넓게 활용됩니다.
Q
경주 처분시설 근처를 지나다니거나, 그 지역에서 난 농수산물을 먹어도 방사능으로부터 정말 안전한가요? 눈에 보이지 않으니 더 걱정됩니다.
A
안전합니다. 경주 중·저준위 처분시설은 방사성물질이 외부로 새어 나가지 않도록 드럼(용기)부터 콘크리트 처분 구조물, 자연 암반에 이르기까지 여러 겹의 차단 구조로 설계·운영됩니다. 그리고 공단은 시설 주변의 공기·물·토양·농작물·수산물 등에 대한 환경방사선을 상시 측정·감시하고, 그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습니다. 숫자로 보면 더 분명해집니다. 처분시설 주변에서 관리되는 방사선량은 법적 규제기준인 연간 0.1mSv*의 약 1/25 수준으로, 우리가 평소 자연에서 받는 방사선량에 견주면 그 미미함이 더욱 두드러집니다. 시설 옆을 지나거나 인근 지역의 음식을 먹는 일상 활동으로 받는 영향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Q
방사성폐기물을 분류하고 처분시설로 옮겨 처리하는 과정에도 AI나 로봇 같은 첨단 기술이 쓰이나요? 사람이 모든 걸 직접 하기엔 위험할 것 같아서요.
A
그렇습니다. 안전과 정확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분야인 만큼, 방사성폐기물 관리에는 여러 스마트 기술이 적용됩니다. 공단은 방폐물추적관리시스템(WTS)을 통해 폐기물 하나하나가 발생부터 운반·인수·검사·처분, 그리고 폐쇄 후 관리까지 전 과정에서 '지금 어디에,
어떤 상태로 있는지'를 데이터로 추적·관리합니다.
여기에 방폐물 데이터 통합플랫폼으로 관련 정보를 한데 모아 체계적으로 다루고, AI·IoT 기술을 결합한 스마트안전솔루션을 도입해 시설 상태를 실시간으로 감시합니다. 위험이 따르는 취급 과정에는 원격·자동화 설비를 활용해 작업자의 안전까지 함께 지킵니다. '사람의 눈과 손'을 '데이터와 기술'이 든든하게 뒷받침하는 셈입니다.
Q
방사성폐기물을 이렇게 땅에 묻어 처분하는 건 우리나라만의 방식인가요?
다른 나라들은 어떻게 처리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우리나라만의 방식이 아닙니다. 방사성폐기물을 단단히 가두어 처분하는 것은 세계가 공유하는 원칙이며, 다만 방폐물의 '위험도'에 따라 처분 방식이 달라집니다. 방사능이 비교적 낮은 중·저준위 방폐물은 여러 나라가 지표 부근이나 지하 동굴에 처분하고 있으며, 스페인의 엘 카브릴 처분장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반면 열과 방사선이 강한 고준위 방폐물(사용후핵연료)은 지하 수백 미터 암반에 영구 격리하는 심층처분 방식이 국제 표준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핀란드의 '온칼로'가 세계 최초로 시범 운영에 들어가며 그 첫발을 뗐습니다.
우리나라도 고준위방폐물 특별법을 기반으로 심층처분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편 경주 처분시설은 동굴처분과 표층처분을 한 부지에서 함께 운영하는 세계 최초의 복합처분시설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Q
그렇다면 방사성폐기물은 땅에 묻은 뒤에는 어떻게 관리하나요?
A
중·저준위 처분시설은 처분을 마친 뒤에도 일정 기간 동안 시설을 점검하고 주변 환경방사선을 측정하며 안전을 확인하는 관리 기간을 둡니다. 이 기간에 방사능은 시간이 지나며 자연스럽게 줄어들고, 드럼과 처분고, 암반으로 이어지는 다중 차단 구조가 제자리에서 제 역할을 합니다. 관리 기간이 지난 뒤에는 사람이 일일이 손대지 않아도 구조와 자연이 스스로 안전을 지키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더 오래 격리해야 하는 고준위 방폐물의 심층처분 역시, 폐쇄 후 수만 년에 걸쳐 안정적으로 봉인되도록 만들어집니다. 한번의 처분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감시와 기록과 시간이 함께 방폐물을 지키는 셈입니다.
Q
방사성폐기물은 한 번 생기면 영원히 위험한가요?
시간이 지나도 그대로인지 궁금합니다.
A
아닙니다. 방사성폐기물의 방사능은 시간이 흐르면 저절로 줄어듭니다.
방사성물질은 가만히 두어도 스스로 붕괴하며 방사선을 내뿜고, 그 세기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약해집니다. 이 변화의 속도를 나타내는 것이 바로 '반감기'입니다.
반감기란?
방사성물질이 내뿜는 방사선의 세기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데 걸리는 시간.
반감기가 거듭될수록 방사능은 절반씩 꾸준히 줄어들어, 결국 자연 상태와 다름없는 수준에 이릅니다.
반감기는 방사능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데 걸리는 시간을 뜻합니다. 반감기가 한 번 지나면 방사능은 절반(1/2)으로, 두 번 지나면 1/4로, 열 번이 지나면 처음의 약 1/1000 수준까지 떨어집니다.
중요한 점은 이 반감기가 핵종(방사성물질의 종류)마다 천차만별이라는 것입니다. 병원 PET 검사에 쓰이는 플루오린-18은 반감기가 약 2시간에 불과한 반면, 사용후핵연료에 들어 있는 플루토늄-239는 약 2만 4천 년에 이릅니다. 그래서 방폐물은 위험도(준위)에 따라 분류해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처분합니다. 비교적 짧거나 중간 정도의 반감기 핵종이 주를 이루는 중·저준위 방폐물은 수십 년에서 수백 년에 걸쳐 자연 수준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그 기간 동안 안전하게 가둬두면 됩니다. 반면 장수명 핵종을 포함한 고준위 방폐물은 자연 수준에 이르기까지 매우 오랜 시간이 필요해, 핀란드 온칼로처럼 약 10만 년을 목표로 지하 깊은 암반에 격리하는 심층처분이 필요합니다. 정리하면, 방폐물의 위험은 '영원'한 것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며 줄어들며, 그 시간에 맞춰 안전하게 관리하는 것이 처분의 핵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