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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의 역사는 늘 하늘과 함께했다. 신라의 시조 혁거세는 하늘이 내려준 왕이라 불렸다. 불국토를 구현한 사원은 둥근 천장을 통해 하늘과 우주를 형상화했고, 별과 달의 움직임을 관측한 천문대로 하늘의 질서를 삶과 정치에 반영했다. 경주의 하늘과 별에 얽힌 이야기를 보면, 신라인들이 하늘을 어떻게 이해했는지 엿볼 수 있다. 그들에게 하늘은 왕권을 정당화하는 근원이며, 자연의 질서를 기록하는 도구이자, 깨달음의 세계를 드러내는 상징이었다. 이제 이야기를 살펴보며, 신라인들이 남긴 하늘을 함께 따라가보자.
▶하늘에서 시작한 왕, 혁거세
신라 시조 혁거세왕 이전, 진한 땅 여섯 마을에는 백성을 이끌 임금이 없어 세상이 어지러웠다. 그러던 어느 날, 여섯 땅의 우두머리들이 알천 언덕에 모여 모두를 이끌어줄 임금에 대해 의논했다.
그 순간, 하늘에서 신비로운 빛이 내려왔다. 빛이 내려온 곳, 양산 아래 나정(우물) 곁에 빛이 번쩍이며 흰 말 한 마리가 나타나 무릎을 꿇고 절을 하듯 서 있었다. 잠시 후 말은 하늘로 올라가고, 그 자리에 보랏빛 알 하나가 남았다. 알을 깨뜨리니 빛나는 사내아이가 나왔고, 샘에서 씻기자 광채가 번져 천지가 진동하며 새와 짐승이 춤을 추고 해와 달까지 맑게 빛났다. 우두머리들은 이 아이가 하늘이 내린 임금임을 깨닫고 ‘혁거세(赫居世)’라 이름 지었다. 빛으로 세상을 다스린다는 뜻이었다.
사람들은 알에서 태어난 아이에게 ‘박(朴)’이라는 성을 주었다. 이후 열세 살이 되자 혁거세는 왕이 되었다. 이것이 기원전 57년, 신라 건국의 시작이었다.
<출처>
<국사편찬위원회 한국사데이터베이스/삼국유사>
<한국중앙연구원-박혁거세신화>
▶하늘과 우주를 담은 성전, 석굴암
▶하늘과 우주를 담은 성전, 석굴암
석굴암은 통일신라 경덕왕 때 재상 김대성이 창건을 시작하여 혜공왕 대에 완공된 석굴사원으로, 본래 이름은 석불사였다. 토함산 중턱에 흰 화강암으로 축조된 이 사원은 전실–통로–주실로 이어지는 구조를 갖추었으며, 내부에는 본존불을 비롯해 보살상, 제자상, 금강역사상 등 39체의 불상이 배치되어 있다.
주실은 직경 6.84m의 원형 공간으로, 360여 장의 판석을 정밀하게 맞추어 궁륭형(아치형) 천장을 만들었다. 이 돔 구조는 하늘을 닮은 완전한 원형으로, 당시 신라인들이 우주를 어떻게 형상화했는지를 잘 보여준다. 주실 중앙에는 높이 3.5m의 석가여래 좌상이 동해를 향해 앉아 있으며, 이는 깨달음을 얻은 순간을 형상화한 성도상으로 항마촉지인의 수인을 하고 있다.
주벽에는 보현·문수보살, 십대제자, 사천왕과 천부상이 대칭적으로 배열되어 우주적 질서를 표현하며, 십일면관음보살상은 풍부한 장식과 섬세한 조각으로 자비의 세계를 드러낸다. 이로써 전체 공간은 하늘과 불국토(부처님의 나라)를 동시에 상징하는 장엄한 조화를 이룬다.
석굴암의 원형 주실은 단순한 불전이 아니라 하늘을 축소해 옮겨 놓은 우주적 공간이다. 둥근 천장은 천체를, 중앙의 본존불은 우주의 중심을 상징한다. 주위를 둘러싼 불상과 보살상은 마치 별자리처럼 대칭을 이룬다. 신라인들은 이를 통해 부처의 깨달음을 곧 우주적 진리로 드러내고자 했다. 또한 전실에서 주실로 이어지는 구조는 ‘바깥 세계에서 안으로, 인간의 세계에서 하늘의 세계로’ 들어가는 상징적 여정을 보여준다.
<출처>
<문화체육관광부-어린이누리집>
<발표논문-노재학-단청장엄으로 표현한 불보살의 세계>
▶첨성대, 신라인이 읽은 하늘의 질서
첨성대는 신라 선덕여왕(632~647) 때 건립된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관측대다. 내부의 창을 통해 들어가 사다리를 타고 정상까지 올라가 별과 달, 해의 움직임을 관찰할 수 있었다. 이러한 관측은 단순한 학문적 활동이 아니라, 농사의 시기를 정하고 국가의 길흉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다시 말해, 하늘의 움직임은 신라 정치와 사회 질서의 근간이었다.
첨성대의 구조 또한 하늘과 시간을 담아낸 상징으로 해석된다. 위가 둥글고 아래가 네모진 형태는 하늘과 땅을 형상화한 것이며, 약 365개의 석재는 1년의 날수를 뜻한다. 원통부는 27단으로 쌓였는데 이는 첨성대를 세운 제27대 선덕여왕을 의미하며, 정상부까지 합치면 29~30단이 되어 음력 한 달의 길이와 일치한다. 또, 창을 중심으로 위와 아래 각각 12단을 세어 1년 12달과 24절기를 나타낸다는 해석도 전해진다. 이처럼 첨성대는 구조 자체에 하늘의 운행과 시간의 질서를 압축해 담고 있다.
신라인들에게 하늘은 신화적 배경을 넘어 실제 삶을 이끄는 질서였다. 신라 시조 혁거세의 신화도 하늘에서 비롯되었고, 왕궁인 월성(月城)이 달(月)의 이름을 지닌 것처럼, 첨성대 역시 별과 달의 움직임을 기록하고 이해하기 위한 실질적 장치였다. 이는 신라가 하늘을 신앙과 왕권, 예술과 과학의 모든 영역에서 통합적으로 바라보았음을 보여준다.
<출처>
<한국학중앙연구원-첨성대>
<국가유산청-경주 첨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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